코로나19로 ‘콘크리트’ 지지층 더욱 견고…성장 원동력
PC·모바일 넘어 콘솔까지…‘글로벌 종합게임기업’ 목표
일본·대만·북미 등 신작 줄줄이 출격 대기…기대감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언택트(비대면) 3인방’의 기세가 무섭다. 90조원에 육박하는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내로 100조원을 돌파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언택트 시류를 타고 포털과 메신져, 게임 등 자신들이 쌓아온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존 서비스와 연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너지 극대화에 성공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세 곳 모두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세운 회사인 만큼 과거 벤처 ‘춘추전국시대’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았던 DNA를 간직한 채 포스트코로나시대에도 그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언택트3인방’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어떠한 강점과 비결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 비결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20여년이 넘도록 ‘리니지’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언택트)’ 확산에 힘입어 한층 더 높은 도약에 나선다. 기존 주력인 PC를 벗어나 모바일과 콘솔 등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 성장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1세대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강력한 IP를 바탕으로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을 다수 확보했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콘크리트층’의 지지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모바일 게임 순위 분석 업체 게볼루션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지난해 12월부터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리니지M이 890일 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리니지2M이 출시와 동시에 왕좌를 꿰찼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온라인 게임이 대세였던 시절 리니지 팬층이 상당히 두터웠다”며 “현재는 이 지지층을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그대로 흡수해 엔씨소프트의 성장 원동력으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6% 급증했다. 매출은 731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3.8% 늘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2M은 공성전과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며 “출시 3년을 맞이하는 리니지M도 다양한 신규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는 ‘모바일’, 북미·유럽은 ‘콘솔’ 투트랙
엔씨소프트는 이같은 성과와 언택트 특수를 바탕으로 PC·모바일게임에 이어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바일 일변도의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게임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에서는 PC와 콘솔 게임이 클라우드 서버에 기반을 둔 스트리밍 게임으로 진화할 경우 다시금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지난 3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새 장르 게임을 포함한 콘솔 게임 다수를 준비한다”며 “나날이 성장하는 세계 콘솔게임 시장이 엔씨소프트의 새 무대가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에 엔씨웨스트 야심작인 콘솔·PC 게임 ‘퓨저’를 출시한다. 이미 지난 1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퓨저는 씨웨스트가 퍼블리싱 하고, 미국의 음악리듬 게임 전문 개발사인 ‘하모닉스(Harmonix)’가 제작한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PC(윈도우) 등에 출시해 플랫폼 확장도 꾀했다.
엔씨소프트는 MMORPG 신작 ‘프로젝트TL’을 PC를 비롯해 콘솔, 모바일 등 멀티 플랫폼으로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TL’은 리니지 IP에 기반한 게임으로 올해 안에 CBT를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젝트TL을 필두로 북미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리니지2M이 국내를 벗어나 리니지 IP의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대만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앞서 넷마블이 리니지 IP를 활용해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일본 시장에서 매출 톱3에 진입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리니지2는 온라인 게임 가운데 블레이드앤소울 다음으로 해외 매출이 많아 인지도가 높다.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해외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은 하반기 글로벌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정된다”며 “리니지2가 일본에서 흥행했던 IP인 만큼 콘텐츠를 충분히 축적한 후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아이온2나 블레이드앤소울2 등 대작 모바일게임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작 모멘텀 역시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채용에도 비대면 적극 활용…“소통 통해 우수인재 선발”
엔씨소프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채용에도 언택트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진행한 ‘2020 하계 인턴사원 공개모집’에서 ‘1:1 온라인 직무상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온라인 직무상담회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선배 사원들과 1대 1로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지원자들로부터 희망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나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팁,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궁금했던 점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도 지원자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총 3편의 영상 콘텐츠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엔씨 공식 소셜 채널에 제공 했다.
구현범 엔씨소프트 최고인사책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 정보를 소통해 우수한 인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나갈 도전정신 넘치는 지원자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편 앱애니에 따르면 1분기 게임 앱 다운로드 건수는 130억건, 소비자 지출은 167억 달러로 조사됐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의 경우 전 세계 매출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