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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선순환 가속도...금·은·구리 몸값 고공행진


입력 2020.07.24 05:00 수정 2020.07.23 23:18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파생상품도 오름세...레버리지 은선물 ETN 3월 저점 이후 222% 상승

산업재인 구리값은 금 수익률 앞서...“증시서도 동일 현상 지속될 것”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금을 녹여 골드바를 주조하고 있다.ⓒ뉴시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산업소재인 구리 값의 동반 강세가 형성되면서 하반기 투자전략에 투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각국이 무제한으로 돈을 풀자 넘쳐나는 유동성이 원자재 전반의 랠리를 만든 것이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가격도 크게 뛰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시 섹터 전략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금 ETF인 ‘KODEX 골드선물(H)’는 전장 대비 110원(0.85%) 오른 1만3125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골드선물(H)(0.90%)과 레버리지 상품인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1.91%)도 상승 마감했다. 이들 상품은 연초 이후 각각 21%, 21.2% 42%%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3일 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7만2530원으로 마감했다.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설된 뒤 종가 기준 최고가로, 금값 고공행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2%(21.20달러) 오른 1865.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금값이 오르면서 은값도 따라 뛰었다. 9월 인도분 은은 온스당 7.4%(1.59달러) 급등한 23.144달러를 기록하며 2013년 9월 이후 제일 높은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은값에 연동된 상품들의 수익률도 뛰어올랐다. 이날 국내 유일의 은 ETF인 ‘KODEX 은선물(H) ETF’는 전장보다 40원(0.82%) 오른 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지난 3월 저점 대비 주가가 90.3%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만 24.7% 올랐다. 국제 은 선물가격을 2배수로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지난 3월 저점에서 전날까지 무려 222% 상승했다.


금·은값의 반등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화폐 가치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대표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으로도 수요가 쏠린 것이다. 또 은은 금과 달리 안전자산과 산업재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최근 경재 재개 기대감이 생겼다는 측면에서도 은 가격이 오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과 은값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상승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 주도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등 귀금속 섹터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며 “올해 하반기는 디플레이션 공포 탈출 속 인플레이션 헤지 뿐만 아니라 대표 안전자산인 금과 은의 투자 매력이 높은 환경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표적 산업재인 구리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구리 가격 역시 1t당 6513달러로 최근 1년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국의 6월 구리 수입이 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65만6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4% 급증하면서 구리값 반등을 견인했다. 특히 최근 구리 가격은 금보다 뚜렷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7월 구리 가격은 7.2% 상승해 금의 수익률인 1.5%를 넘어섰다. 최근 1개월 간의 수익률에서도 구리와 금은 각각 11.8%, 3.5%를 기록하며 격차를 키웠다.


관련 파생상품도 오름세다. ‘신한 구리선물 ETN(H)’이 이달 들어 7.7% 올랐고 ‘삼성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은 16.3%의 수익률을 보였다. ETF인 ‘KODEX 구리선물 ETF(H)'도 같은 기간 6.3% 올랐다.


특히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인 금의 상승에 이어 산업금속의 대표인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 주가가 경기선행지수를 반영하고 금속가격은 경기동행지수 즉, 산업생산증가율을 반영한다. 이는 글로벌 경기가 선행지수 저점을 지나 동행지수 저점에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시장 섹터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인 금의 상승세는 일찌감치 예견됐지만 구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면서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었던 언택트 주식보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 화학 등 경기민감주의 강세 가능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금과 구리, 두 자산의 동행과 증시에서의 경기민감주 강세는 원자재 가격 결정 요인인 투자·물가 등의 변수들을 고려할 때 하반기 중 지속될 현상”이라며 “다만 원자재 시장에서도 일부 과열된 모습이 관찰된다는 점은 불가피한 속도조절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라고 관측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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