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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조선업 1등으로 만족?…'두산' 인수 딜레마


입력 2020.08.14 06:00 수정 2020.08.13 13:1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현대중공업그룹, 두산인프라 인수 검토 부인에도 시장 관심↑

양사 통합시 국내 시장 점유율 2배로 확대…사업 시너지 up

인수가·기업결합심사·소송 리스크는 부담 "매각 방식 관건"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출시한 30톤급 A시리즈 굴삭기 모습(모델명: HX300A)ⓒ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에 이어 건설기계업에서도 1등이 될 수 있을까. 재무 개선을 추진중인 두산그룹이 핵심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유력한 후보로 현대건설기계가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검토를 공개적으로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2위 업체간 인수·합병(M&A)이 가장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진단한다. 다만 매각 가격, 기업결합 심사, 소송 리스크 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연내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3조원 규모의 유동성 마련을 추진중인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 인수후보자들에게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투자 안내서를 배포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 호조로 굴착기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이달 예비입찰을 거쳐 9월 중 본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불거지자 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굴삭기·지게차 등 현대건설기계와 사업군이 겹쳐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약 40%로 1위이며,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가 25~30% 수준으로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와 현대건설기계가 통합하게 되면 점유율은 단숨에 65~70%로 뛴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양사 결합은 오히려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타깃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입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 두산인프라코어가 7~8% 내외로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건설기계는 인도 시장 장악력이 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두산그룹내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가격과 국내 기업결합심사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6371억원으로, 두산중공업 보유지분 36.27%를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약 5940억원이다. 경영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종 매각가는 8000억~1조원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선 코로나19 여파로 조선·정유사업 모두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조 단위 금액을 투자해가며 M&A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매각 실패로 FI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연내 결과가 패소로 나오면 최소 7000억원 이상을 물어줘야 한다. 결과에 따라 자칫 현대중공업그룹이 우발채무를 떠안게 되는 악재가 발생할 수 있다.


두 기업을 합치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받아야 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과반을 훌쩍 넘어서는 만큼 시장 '독과점' 여부가 쟁점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출혈경쟁을 막고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중이다. '빅딜' 성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건설기계업 보다는 조선사업 확장에 주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두산인프라코어의 리스크가 해소된 다음에야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두산그룹과 원만한 협상이 이뤄질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에 이어 건설기계업까지 단숨에 1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자체는 투자 매력이 높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두산그룹에서 어떤 방식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을 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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