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확인해드릴 사항 없다"면서도
방한 가능성 부인하지 않아
'시진핑 연내 방한' 등 논의될 전망
美 압박받는 中, '韓 끌어안기' 나섰나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의 다음 주 방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외교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중국 외교 총괄자가 한국을 찾는 것인 만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양제츠 위원의 내주 방한 여부에 대해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양 위원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김 대변인은 '방한 일정을 언제쯤 확인해줄 수 있느냐' '방한과 관련해 한국이 요청한 사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위원 방한이 사실무근일 가능성이 높으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면서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양국은 양 위원 방한 일정을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집중호우 피해 영향 등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진 못한 상태로 전해졌다.
양 위원은 지난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바 있다. 양국이 연내 시 주석 방한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혀온 만큼, 방한 성사 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5월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연내 방한과 관련해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있어 시 주석의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전방위적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한국을 대중 압박전선의 '약한고리'로 평가하고 공략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대중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는 미국은 핵심 협력국으로 한국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제임스 맥콘빌 미 육군참모총장은 최근 한 화상회의에서 중국과의 경쟁 전략을 펼칠 핵심 협력국으로 △일본 △호주 △인도를 꼽았다. 미국의 대중국 군사압박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에 거리를 둬온 한국을 핵심 협력국에서 쏙 빠뜨린 셈이다.
조지프 나이 "한미동맹이 보호이자 보험"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는 한국을 강대국에 둘러싸인 '샌드위치 신세'라고 평가했다.
나이 교수는 이날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한국이 가져갈 적절한 전략은 좀 더 거리가 있는 큰 나라로 가서 힘을 빌려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옆에 있는 나라와 거리를 두고, 멀리 있는 동맹국으로부터 힘을 빌려온다면 독립성을 잃지 않을 가능성 있다"며 "미국과 동맹 관계를 계속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보호이고 보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과 경제적인 관계를 끊으라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나이 교수는 군사력·경제력 등 물리적인 힘을 뜻하는 하드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소프트파워(soft power) 개념을 창안한 세계적 석학이다. 소프트 파워란 물리적인 힘이 아닌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상대방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