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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비축”…5대 은행, 코로나 이후 요구불예금 45조 늘었다


입력 2020.09.11 06:00 수정 2020.09.10 13:52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지난달 잔액 581조3832억원…3월 대비 8.3%↑

“제로금리·코로나19에 현금성 자산 선호 뚜렷”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5대 시중은행에서 요구불예금 잔액이 4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5대 시중은행에서 요구불예금 잔액이 4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에 돈을 쌓아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81조3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536조6313억원) 대비 44조7519억원(8.3%) 증가한 규모다. 올해(1~8월)만 놓고 보면 약 82조원 불어난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한 해 요구불예금 증가액이 55조656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거센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자유입출식예금과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많이 확보해도 부담이 없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NH농협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3월 113조3930억원이었던 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128조5742억원까지 불어나며 13.3% 뛰었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29조9629억원에서 140조2803억원으로 7.9% 늘었다. 신한은행도 93조5979억원에서 100조8579억원으로 7.7%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각 109조2377억원에서 116조380억원, 90조4399억원에서 95조6328억원으로 6.2%, 5.7%씩 상승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이유는 제로금리와 코로나19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품의 금리도 0%대로 낮아졌다. 실제 한은이 최근 발표한 ‘2020년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의 0.75%~1.0%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45.5%, 0.75% 미만은 33.3%로 각각 집계됐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언제든지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대기성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진 점도 영향을 줬다.


여기에다 주식, 부동산 등 새로운 투자처에 투자를 하기 위해 실탄을 확보해두려는 점도 요구불예금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요구불예금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요구불예금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한풀 꺾이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현금성 자산이 선호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전월 대비 증가폭은 5월 약 24조, 6월 26조원으로 커지다가 7월 16조원 빠져나갔다가 지난달에 다시 14조원 늘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성 자산이 늘고 있다”며 “신용대출을 받은 자금을 요구불예금에 쌓아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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