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시즌, 연 매출의 약 70%…코로나 변수는 ‘여전’
온·오프라인 시너지 위한 자구책 마련에 긍정적 시선도
패션업계가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완화에도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 상태에서 가을·겨울(FW) 시즌 재기를 기대했으나 하반기 상황도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4명, 누적 확진자는 2만4889명이라고 밝혔다. 다만, 집계에는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자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지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세 자리 수를 기록한데 이어, 곳곳에서 산발적 집담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패션업계는 상반기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이 경제 전반을 강타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업체들은 사상 최악의 내수 부진에 해외 시장 마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었고,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을 이어왔다.
지난 여름 제값을 받아야 할 여름 신상품은 출시 직후부터 ‘눈물의 세일’을 단행했다. 할인율도 무려 50~80%에 달한다. 통상 제철이 끝나고 가을이나 연말에 하던 걸 2~3개월 앞당겨 실시했다. 재고소진 및 하반기 신상품에 투자할 자금 마련에 대한 절박함이 빚어낸 결과다.
의류는 계절과 유행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안 팔리면 제품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재고관리에 들어가는 고정비용 역시 이와 비례해 높아진다. 때문에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 하락도 감수하고 대폭 세일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문제로 업계 안팎으로 어려움이 컸다”며 “집콕 라이프가 일상화되고 인터넷 강의와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으로 외출을 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데다, 유례없는 긴 장마까지 이어지면서 매출이 수직 하강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는 하반기 역시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입장이다. FW시즌은 아우터 등 단가 높은 상품이 판매돼 일년 매출의 약 70%가 몰리는 시기다. 그럼에도 회복 가능성은 불투명에 가깝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비 심리가 여전히 침체기에 머물러 있어서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의 판매 부진에 따른 우려가 크다. 옷은 입어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큰데 감염 우려로 외출을 삼가고 있어서다.
업계는 상반기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가두점이나 백화점, 유통점 등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업계는 자사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직접 판매 전략을 펼치거나, 자체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온라인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반기 매출 상승에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밖에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장 내에 전담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쇼핑할 수 있는 프라이빗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패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올 겨울은 예년보다 추울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실제 추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거리두기 1단계 전환으로 움츠러들었던 소비가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가을부터가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라며 “아직 일부 지역에 집단감염 사례가 나타나는 등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을철 필수 아이템인 아우터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