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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앞당긴 유통가 정기 인사…‘온-오프 통합‧세대 교체’ 최대 화두


입력 2020.10.17 05:00 수정 2020.10.17 03:1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이마트, 작년보다 1주일가량 빠른 인사…강희석 이마트 대표, 쓱닷컴도 겸직

지난 8월 깜짝 인사 단행한 롯데,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발표 전망

올해 주요 유통기업들이 예년보다 일찍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 유통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수년간 유통가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혁신과 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올해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전문성 강화 등 좀 더 세분화 된 것이 특징이다.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세대교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유통가 인사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강희석 이마트 겸 SSG.COM 대표이사 사장.ⓒ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14일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대형마트 등 주요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으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월로 시기를 앞당겼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작년보다 1주일 가량 더 앞당겨 인사를 단행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온라인 통합몰 쓱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는 점이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 대응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경우 쓱닷컴 외에 기존 오프라인 매장(피킹앤패킹 (PP)센터)에서도 온라인 주문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경영에 따른 시너지 여력이 큰 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기존 매장을 대상으로 자산유동화 작업을 추진해 마련한 1조원 가량의 자금을 기존 매장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리모델링에 투자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점포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인 판매담당을 4담당에서 5담당 체제로 확대하고 6611㎡(약 2000평) 이하 소규모 매장을 관리하는 메트로(Metro) 담당도 신설했다.


온라인 시대에 맞춰 체질개선을 단행하되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매장의 비중이 큰 만큼 부진에 따른 침체 속도를 늦추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아울러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신규 출점 입지를 찾기 어려운 만큼 경쟁력 있는 소형 매장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6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으며 전체 임원 수도 10% 가량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 작업도 동시에 추진했다.


지난 8월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 대표로 선임된 이동우 사장.ⓒ롯데지주

신세계 이마트의 한발 빠른 조직개편에 맞수인 롯데그룹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8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에 대한 깜짝 인사를 단행한 만큼 후속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동우 전 하이마트 사장이 롯데지주 신임 대표로 이동하면서 안팎에서는 파격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윤종민 롯데인재개발원장(1960년),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1960년),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1967년), 전영민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1967년), 정영철 롯데지주 비서팀장(1971년) 등 그룹 내 젊은 리더로 분류되는 인재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귀국 시기가 이번 정기인사 시점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매년 12월 정기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정도로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대표 등 핵심경영진 20% 이상이 물갈이되면서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롯데지주의 경우 8월 인사에서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그룹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경영전략실이 경영혁신실로 개편되면서 후속 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얽혔던 계열사 사업부의 경우 지분 정리 등을 통해 대부분 마무리가 된 만큼 이제부터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상황이 악화된 만큼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전면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올 4월 그룹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론칭한 롯데온이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안팎의 지적과 함께 코로나19로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사업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극약처방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인사가 온‧오프라인 통합에 방점이 찍혔다면 롯데는 롯데온과 롯데지주 개편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상황이 더 악화된 만큼 인사 시기도 앞당겨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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