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차주 코스피 밴드 2320~2400P 제시…한투, 2340~2420P로 전망
"코로나 백신 임상 중단·지지부진한 미국 경기부양책 협상 악재 작용할 것"
국내증시가 다음 주 조정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등장했다. 백신 임상이 중단되면서 확대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아울러 여전히 지지부진한 미국의 경기부양책 협상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국내·외 기업들이 다음 주에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개선주에 대한 관심은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9.68포인트(0.83%) 하락한 2341.5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한 주(12일~16일) 간 지수는 2341.53~2403.73포인트 내에서 움직였다. 코스피는 12일에 2400포인트를 넘기면서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약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코스피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 중단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등장했다. 지난 주 존슨앤존슨,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는 부작용 등을 이유로 줄줄이 임상을 중단했다. 이들은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개발속도, 안전성, 효력면에서 가장 뛰어난 후보로 거론돼왔다.
다음 악재는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미국 추가부양책 협상안이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 주 추가 부양책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발언하면서 미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감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털고 경제가 정상화되려면 확대재정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양책 논의 지연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정체되다 보니 미국과 상관성이 높은 한국 증시도 당분간 방향성 없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가 대선 직전 추가 부양책 합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거진 부양책 지연 가능성이 재정정책 공백 우려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했던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마지막 TV 토론회를 거치며 다시 한 번 부상할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를 부양할 유일한 요소로는 다음 주 줄줄이 발표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꼽았다. 다음 주에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IBM, 넷플릭스, 인텔, 아마존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인텔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숫자가 전년 동기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만약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관련 업종 투자심리도 동반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국내시장에서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종이 코스피 대비 약했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 트레이딩 기회로 포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음 주 코스피가 2340~242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연말 배당금을 노린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도 증시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았다. 배당을 노린 기관의 투자자금이 유입될 경우 개인 투자자 순매도 물량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노 연구원은 "증권사(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6조원 가량의 배당향 자금을 코스피 순매수에 사용했다"며 "올해 매도차익거래 활성화에 따라 현물 잔고를 비워둔 증권사들이 매수에 나선다면 코스피 되돌림 속도도 일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다음 주 코스피가 2320~240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