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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독감백신 생산 늘렸다는데 우리 아이는 왜


입력 2020.10.20 07:00 수정 2020.10.19 21:04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만 12세 이하 어린이 물량 부족 심각

13~18세 무료 접종 재개되면서 유료 물량이 우선 사용돼

독감 접종은 '시기'가 관건...유행철 앞두고 수급 불균형 개선 필요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백신을 찾아 '원정'까지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백신을 찾아 '원정'까지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백신을 찾아 '원정'까지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지만,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접종분은 물론이고 일부 성인 유료 접종분까지도 물량 부족사태 겪고 있다. 13~18세 무료 접종이 재개되면서 유료 물량이 정부 무료접종 사업으로 우선 사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용 백신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만 6세부터 12세 이하 아동용 백신은 정부가 조달하는 백신과 달리 일선 병원에서 직접 물량을 확보한다. 그런데 백신을 맞으려는 수요자가 한 꺼번에 몰리면서 아동용 독감 백신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19일 만 70세 이상 무료접종이 시작됐고, 일주일 뒤인 26일부터 만 62~69세 접종이 시작되면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수급현황 모니터링을 강화해 독감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 독감백신 생산분은 2964만명분으로 지난해보다 20%(507만명분) 늘었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얘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정부 설명대로 올해 확보된 독감 백신이 전국민의 57% 정도가 맞을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은 이미 수치로 드러난 이야기다.


하지만 독감백신은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독감 백신 예방접종 권장 시기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인 만큼 백신 수급이 원활해져야 국민들이 서둘러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항체는 백신을 맞은지 2주가 지나야 형성된다. 그 효과는 통상 3~6개월간 지속되는데,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은 항체 지속 기간이 짧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정부가 철저한 관리와 수급 조절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안일한 대처가 독감백신 상온노출 사태와 백색입자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지난 14일 낮 12시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받았던 10대가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보건당국의 '문제없다'는 말보다는 불신을 씻어줄 신속한 조치를 기다린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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