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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의 되짚기] 규제 풀고 뒤쫒는 중국, 활로 끊긴 우리 면세업


입력 2020.10.22 07:00 수정 2020.10.21 16:46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매출 1위 인천공항 입찰 3번 연속 유찰

면세업계, 미래 성장 보다 생존이 우선

제3자반송, 재고 면세품 내수판매 등 지원안 종료 1주일 앞으로

코로나 시대 오히려 몸집 불리는 中 면세점…올해 1위 자리 넘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당장 살아남아야 미래도 도모할 수 있죠.”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이 3번 연속 유찰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세계 매출 1위 면세점으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될 정도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제는 ‘임대료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업계에서는 콧대 높은 인천공항이 임대료를 깎아주겠다고 나선 상황에서도 3번 연속 유찰된 것은 미래 성장 보다 당장의 생존을 우선했다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은 대표적인 외화벌이 사업이다. 2022년까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을 2300만명까지 늘리고 관련 일자리 96만개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관광산업 육성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겪으면서 이 같은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3자 국외반송, 내수판매 등 면세업계 지원을 위한 정책 만료(29일)도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현 상황에서는 마땅히 매출을 올릴 방법이 없다. 지원책 연장을 비롯해 내국인 면세한도 확대, 내수 판매 한시적 허용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 요지부동이다. 면세점 산업 세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반면 중국 면세점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전 세계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이 세계 면세점 순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에 이어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4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하이난섬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목과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중국 황금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10월1~8일) 기간 동안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국내 면세업계와는 완전히 상반된 성적표다.


중국은 하이난섬 외에도 주요 시내면세점의 면세품 구매한도를 확대하고 귀국 6개월 내 면세상품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이 수요를 내수로 돌려 면세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다간 세계 1위라는 타이틀마저 중국에 내줄 것이란 우려도 높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정부와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고민하는 지금이 한국 면세산업의 마지막 부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시기가 늦어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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