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찬스서 번번이 병살타로 자멸의 길
호미페, 두 번이나 병살로 물러나 아쉬움
완벽했던 경기 운영의 NC와 병살로 자멸한 두산의 1차전 희비가 엇갈렸다.
NC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서 5-3 승리했다.
이로써 NC는 1차전을 가져오며 72.9%에 달하는 우승 확률을 잡았다.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85년을 제외하고 총 37번의 한국시리즈서 1차전을 승리한 27개팀이 우승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1차전 MVP는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알테어였고 100만 원 상당의 코스메틱 브랜드 리쥬란 상품권을 받았다.
또한 4타수 4안타의 맹타와 9회 2루타 후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올린 나성범은 '농심 오늘의 깡' 수상자가 돼 상금 100만원과 깡스낵 5박스를 챙겼다.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바로 득점권에서의 클러치 능력이었다.
두산은 0-4로 뒤지던 5회, 대량 득점을 얻을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선두 타자 박세혁이 출루한 가운데 1사 후 정수빈이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2, 3루를 만들었다. 이후 박건우의 평범한 땅볼을 NC 3루수 박석민이 더듬으면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고 박세혁이 홈을 밟으며 1점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두산의 찬스를 계속됐다. 최주환이 볼넷을 얻어 1사 만루의 밥상이 만들어졌고 타석에는 정교한 타격이 일품인 호세 페르난데스가 등장했다. 장타가 나온다면 순식간에 동점 또는 역전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친 타구는 하필이면 루친스키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1-2-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두산은 이후에도 병살에 발목 잡혔다. 특히 페르난데스는 7회 1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좌타자를 잡기 위해 승부처에서 왼손 투수 임정호 카드를 꺼낸 것이 주효했다.
흔히 야구에서 병살타가 3개 나오면 해당 경기서 패한다는 속설이 있다. 바로 이번 경기 두산이 그러했다. 두산은 앞선 4회에도 김재환이 병살로 물러나는 등 정확히 병살타 3개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
두산은 7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8안타-2볼넷을 기록한 NC에 밀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득점권서 번번이 기회를 날리며 1차전 기싸움에서 밀리고 말았다.
2008년 한국시리즈가 절로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당시 두산은 SK를 맞아 결정적 순간마다 상대 볼배합에 밀리며 병살을 적립했고 결국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패퇴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두 차례나 끝내기 병살을 기록한 김현수(현 LG)에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접전이 아닌 자멸로 패한 두산의 팀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타선에서 꼬인 실타래는 타선으로 푸는 수밖에 다행히 하위 타선의 방망이가 활발하게 돌아간 가운데 곧 이어질 2차전서 반격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