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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취준생이 6백만원 가방을?...성장형 드라마, PPL ‘딜레마’


입력 2020.11.18 14:00 수정 2020.11.18 10:3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카페, 택배, 골프장, 서점, 콜센터 등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한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 대신 일찍 사회생활로 뛰어든 탓에 다채로운 경력을 얻었지만, 학벌이 빈약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전전하게 된다.


이는 현재 방송 중인 tvN '스타트 업' 홈페이지에 서달미를 소개하는 문장이다. 서달미 역을 맡은 수지가 계약직을 전전하다 취업준비생에서 삼산택 CEO로 거듭나고 있는 과정을 건강한 에너지로 소화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펼쳐지는 명품백 퍼레이드는 서달미가 정말 힘들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


극중 네트워킹 파티에 초대된 달미는 아보앙보 투피스 착장과 레이디 디올 미디엄백을 들고 나타난다. 아보아보 투피스 167만원,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은 620만원으로 가난함을 강조하는 여주인공이 착장하기 현실성이 떨어진다. 극에서 설명되진 않았지만 특별한 날, 명품 렌탈 업체에서 빌려입는 20대가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 이해하더라도 일상에서 서달미의 명품백 향연은 계속된다.


서달미가 스타트업 강연을 들으러 갈 때 맨 랑방 바이 파페치로 136만원, 2회에서 루카 카페 지원사격을 나가거나 극장 데이트 장면을 회상할 때 착용한 에르메스 가방은 빈티지 백으로 실제 매장이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지 않고 있다. 사고 싶어도 실제 손에 넣기 어려운 제품이다.


또 남도산과 중고거래를 할 때 매오 나온 가방은 살바토레 페레가모 140만 상당의 가방이며 엄마를 우연히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장면에서 등장한 가방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으로 289만원이다.


가난해도 돈을 모아 명품백을 하나정도는 마련한 여성들도 많고 서달미의 취향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를 파악해 센스있게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브랜드 협찬사 입장에서는 '완판녀'란 수식어를 달고 있는 수지에게 하나라도 더 가방, 옷을 입히고 싶어하지만, 과한 명품백 등장은 몰입을 방해하는 건 물론이고, 과도한 협찬으로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어 수지의 선택이 바람직했는지는 물음표다.


가난한 여주인공이 꿈과 사랑을 쟁취하는 설정의 드라마에서 제대로 고증하지 못한 스타일링으로 지적받은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천일의 약속' 수애는 부모님 없이 동생 뒷바라지를 자란 인물이지만, 고가의 명품백을 매회 들고 나오며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고 급기야 제작진은 "여주인공으로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까지 내놓기도 했다. '패션왕' 신세경도 가난한 디자이너를 연기하며 명품으로 도배하고 나와 주인공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협찬을 받았다고 시청자 입에 오르내렸다.


다시 수지의 이야기로 돌아와, 수지의 이같은 선택은 2016년 '함부로 애틋하게' 출연 할 당시에도 문제가 됐었던 부분이다. 빚에 시달리고 동생까지 부양해야 하는 노을 역으로 출연했지만 고가의 코트, 가방, 액세서리 착용으로 캐릭터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4년 전과 비교해 발전 없는 수지의 선택은 배우로서 연기를 보여주려는 것인지, 모델로서 가방을 홍보하려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주객전도 되지 않기 위한 PPL 정도의 차이와 캐릭터 고증의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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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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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0.11.20  10:43
    등록금없어서 대학도 안갔다는 설정인데 디올 레이디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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