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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코로나 백신 확보, 말보단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


입력 2020.11.20 07:00 수정 2020.11.20 05:21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정부 “화이자-모더나 구매협상 진행 중” 말뿐

이미 화이자 백신은 생산 전 90% 팔린 상황

유럽 20억회분 등 세계 각국 선구매 사활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예방률이 95%라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등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둔 가운데 우리나라도 글로벌 백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데일리안 DB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예방률이 95%라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등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둔 가운데 우리나라는 글로벌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빨리 계약을 맺자고 그 쪽에서 재촉 중", "백신 확보에 불리한 상황이 아니며, 협상 중이다"는 말뿐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협상 중인 글로벌 제약사는 미국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을 포함한 5개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12월 초에는 계약 진행 상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더나, 화이자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고, 화이자와 선구매 관련된 논의를 이제서야 하는 수준이라는 게 팩트다.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글로벌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코백스)'에 지난달 9일 참여 확약서를 제출하고 선급금 지급을 완료한 게 전부다.


이미 다른 나라들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와 15억2500만 달러(약 1조698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일본이 5000만 회분, 캐나다가 2000만 회분, 스위스가 450만 회분 등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카타르 등 일부 중동 국가도 선구매를 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가 6억회분, 유럽연합(EU)이 3억 회분, 일본 1억2000만 회분, 영국 3000만 회분의 계약을 완료했다.


화이자가 내년까지 공급 가능한 백신의 90% 정도가 이미 생산에 돌입하기도 전에 다 팔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EU는 5개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20억 회분 정도 확보해둔 지 오래다. 유럽까지 갈 것도 없이 가까운 나라 일본은 이미 전 국민에 접종하고도 남는 양인 백신 3억3000만병을 선구매해 뒀다.


물론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완전히 검증하지 않은 단계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정부 의견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자칫하다가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들의 불안감만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선진국들이 백신 개발 성공의 불확실성을 전혀 모르고 선구매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막대한 돈을 버리게 될 지라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에는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K방역 성공 스토리에 취해 그동안 코로나 백신 확보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방역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 백신 확보를 위한 행동에 나설 때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먼저 계약하자더라"며 느긋하게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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