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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개조 비용 방 한 칸당 2억...‘호텔 임대’ 효율성 바닥


입력 2020.12.03 05:00 수정 2020.12.02 17:57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호텔개조 임대, ‘주택’이 아닌 ‘고급형 기숙사’ 비판 계속

지난 1일 서울 성북구에 문을 연 청년 맞춤형 공유주택 '안암생활' 에서 관계자가 시설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세대책 중 하나로 호텔을 개조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매입·개조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호텔 한 칸당 매입·개조 비용이 2억원에 달하는데, 같은 가격이면 서울 핵심지역 오피스텔 전세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가격이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가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내놓은 ‘안암생활’의 매입·개조 비용은 총 220억원이다.


안암생활은 복층형 56실, 일반형 66실(장애인 2실 포함) 등 122실 규모로 원룸형 주거공간과 그 외 커뮤니티 시설로 구성됐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호텔 방 한 칸을 원룸으로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은 약 1억8000만원이다.


LH는 전용면적 13~17㎡로 구성된 안암생활을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만∼35만원의 임대료 수준으로 제공한다. 다만 취사·세탁은 별도로 마련된 공용공간에서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호텔개조 임대주택은 ‘주택’이 아닌 ‘고급형 기숙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가격이면 LH가 차라리 서울시내 적당한 오피스텔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구해 임대하는 임대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접근성 좋은 서울 중심에 위치한 여의도 LG에클라트 오피스텔 전용 35.42㎡는 KB부동산 시세로 전세 1억5500만~1억7500만원이다.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M타워 전용 17.17㎡매물 전세가격도 1억8000만원 수준이다.


서울 종로·서대문·마곡·문정동 등으로 확대하면 매매가 2억원 수준의 오피스텔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결국 정부가 22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였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면 2억 이하의 질 좋은 오피스텔이 많이 있다”며 “호텔을 개조하는 것보다 신축오피스텔을 통으로 사서 매입임대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호텔임대가 전세대책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은 더 거센 상황이다. 사회 초년생이나 1인가구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임대주택이 도움이 되겠지만, 현 전세난은 3~4인가구가 살 수 있는 아파트 매물이 부족하기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 두 명과 수도권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있는 한 30대 부부는 “정부는 호텔 임대주택은 전세대책의 일부분이며 핵심대책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언론에는 늘 요란스럽게 소개된다”며 “3~4인가구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피부에 와닿는 진짜 전세공급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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