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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수요 급증에…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증가세 '뚜렷'


입력 2020.12.09 15:27 수정 2020.12.09 15:28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SBI·OK·페퍼·한투·웰컴, 중금리대출 비중 1년새 10%p 이상 ↑

3분기 가계대출 역대 최고치…1금융 대출규제와 맞물려 가속도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전경 ⓒ연합뉴스

저금리 장기화 속 시중은행 대출규제에 따른 자금수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저축은행 중심의 중금리대출 규모 역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자산규모 8위권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유진·애큐온·JT친애)의 전체 여신 대비 중금리대출 비중은 지난 11월 기준 평균 48.31%로 집계됐다. 통상 저축은행권에서 중금리대출은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 연 16% 이하 상품을 의미한다.


이중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연 16% 금리 이하 중·저금리 대출을 판매한 비중은 지난달 기준 47.83%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34.06%)과 비교해 10%p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해당 저축은행의 3분기 중금리대출 공급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6000억원 늘어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OK저축은행도 중·저금리 대출 비중이 지난해 6.55%에서 올해 3분기 18.96%로 확대됐다. 페퍼·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금리상품 비중 또한 1년 전(34.16%, 52.49%, 17.56%)보다 늘어난 48.34%, 69.42%, 28.79%로 집계됐다. 유진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도 1년 새 2배(31.18→66.36)가 됐고, 3분기 중금리대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애큐온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도 47%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중금리 신용대출(원더풀 와우론)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중금리대출 시장 선점에 주력해 온 JT친애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3년째 여신상품의 절반 이상을 연 금리 16% 이하 중금리대출로 취급하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비중은 59.41%로 전년(61.36%)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같은 저축은행들의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는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규제 기조와 맞물리면서 한층 가중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8267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대출 잔액 통계가 처음 집계된 지난 2003년 1분기 이후 역대 최대폭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 서민들의 이자부담 및 자금공급 숨통을 틔워주는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영끌' '빚투'를 막기 위한 제1금융권 대출규제가 이뤄지면서 그에 따른 풍선효과에 따른 영향도 포함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은은 저축은행 가계대출도 전체 가계대출과 유사하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위주로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최근들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중금리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규제하는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대출 비중 확대 유인이 크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내년 7월부터 대부업법 상 법정최고금리가 2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고된 바 있어 치열해질 경쟁에 앞서 선제적 조치에 나서는 측면도 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을 받기 위해 직접 영업점을 찾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모바일앱 등을 통한 비대면 중금리대출이 활성화되고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상당부분 개선된 상황"이라며 "당장 내년부터 빅테크업체나 P2P업체 등과의 중금리대출 경쟁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보폭을 최대한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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