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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3단계 격상 논의에 가슴 철렁…외식업계, 잔인한 연말


입력 2020.12.14 14:31 수정 2020.12.14 14:3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프랜차이즈 식당 등 외식업계 폐업 속출…“갈수록 태산”

반복된 거리두기 격상·완화 조치에 피로 누적

1030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 ⓒ뉴시스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외식업계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매장 영업제한으로 연말 특수가 실종된 가운데 최근 3단계 격상 논의까지 이뤄지면서 또 다시 깊은 시름에 빠진 모습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71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13일 1000명을 넘어선 이후 잠시 주춤한 모습이지만,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경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리두기 3단계는 '일상 셧다운'에 가까운 조치다. 3단계가 되면 결혼식장·영화관·PC방 등 전국적으로 50만개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는다. 2.5단계에선 영업 중단 시설이 13만개였지만, 3단계가 되면 3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서울의 한 애슐리 매장의 모습 ⓒ이랜드이츠

외식업계는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이미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고사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단계가 더 올라갈 경우 소비심리 마저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영세 외식업소는 매출이 80% 이상 줄었고, 일부는 매출 악화를 넘어 폐업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카드 매출 감소 추세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한카드를 이용한 외식업종 결제금액은 71조77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줄었다.


최근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 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잇따라 취소된 점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결제금액 감소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폐점도 잇따르고 있다. 치킨·버거 브랜드 파파이스는 이달 말 국내에서 철수한다. 1994년 압구정에 1호점을 낸지 26년 만이다. 한때 매장이 200개를 넘었지만, 외식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CJ푸드빌 '계절밥상'은 올해 초 매장 15개를 운영했지만, 현재 9개로 줄었다. 이중 4개 매장은 뷔페가 아닌 식당처럼 1인 반상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바꿨다. '빕스' 매장도 코로나19 확산 후 4개가 폐점해 41개만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올 상반기에만 '애슐리', '자연별곡' 등 매장 30곳의 문을 닫았다. 애슐리는 이달 기준 총 81개(애슐리 클래식 4개,애슐리 W 15개, 애슐리 퀸즈 62개), 자연별곡은 13개다. 신세계푸드도 '보노보노', '올반' 등 3개 매장을 접어 각각 3개, 2개밖에 남지 않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3단계 격상이 돼도 한식뷔페 운영이 중단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실시 지침이 상세적으로 나와봐야 알 것 같다”며 “3단계에 접어들면 수용 가능 인원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뷔페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뷔페의 경우 고위험군 시설에 속하다 보니 위험 시설로 인식해 방문을 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을 통해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매출 하락폭을 메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 한 가게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외식업 등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계속된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지친 모습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예방 수칙을 강화하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청와대 게시판에 ‘코로나 전쟁에 왜 자영업자만 일방적 총알받이가 되나요?’ 청원은 13일 기준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안 그래도 길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은 물론 사비까지 털며 버티고 있지만, 대출 원리금이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 탓에 결국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호소다.


청원인은 "돈을 벌지 못하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매장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과 대출 원리금은 그대로 지출되고 있다"며 "이러한 마이너스는 (정부가) 같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아닌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대)씨도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반복에 피로감이 이미 누적된 상황”이라며 “이미 망할대로 망해가는 상황에서 3단계 격상이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도 “2단계에서 2.5단계로 올릴 때도 코로나19는 못 잡고 자영업자만 힘들어졌다”며 “3단계로 올려도 코로나19가 끝날 거라는 보장은 없고 자영업자만 죽어날 거다”고 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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