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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 전화’ 김아림의 기적, 세계랭킹도 수직 상승


입력 2020.12.16 00:00 수정 2020.12.15 23:2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US여자오픈 깜짝 우승으로 랭킹 64계단 오른 30위

꿈의 무대서 트로피 품고 소렌스탐과 영상 통화까지

김아림이 15일 US여자오픈 우승 뒤 소렌스탐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 ⓒ USOPEN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25)이 세계랭킹 30위로 수직 상승했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럿 크리크 코스에서 펼쳐진 ‘LPGA(여자프로골프)투어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것은 1998년 박세리 이후 11번째다.


공동 2위 고진영(25), 에이미 올슨(미국)에 1타 차 앞선 극적인 우승이다. 선두에 5타 뒤진 가운데 4라운드를 출발한 김아림은 16~18번홀에서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3연속 버디를 잡았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들어선 김아림은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5타 차를 마지막 라운드에서 뒤집고 우승한 것은 1995년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 이후 처음이다.


김아림은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된 이후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최저 랭킹 우승자가 됐다. 경기 후 LPGA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얼떨떨하다.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실감나지 않는다”며 놀랐다.


세계랭킹을 보면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뒀는지 실감할 수 있다.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94위보다 무려 64계단 오른 30위에 자리했다. 말 그대로 수직상승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따른 참가 기준 조정이 없었다면, 출전 조차 어려운 랭킹에 머물렀던 김아림이 일으킨 기적이다.


김아림 ⓒ 뉴시스

US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것은 역대 5번째다. 175cm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시원한 장타(최대 비거리 332야드)가 일품이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KLPGA 투어에서 2018년과 2019년 1승씩 따낸 것이 전부다.


꿈 같은 일은 또 벌어졌다. 박세리와 함께 골프 여제로 군림했던 소렌스탐은 US여자오픈 관계자를 통해 김아림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정말 잘했다. 우승을 즐겨라!"라고 축하했고, 김아림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정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김아림이 어린 시절 우상으로 여겼던 소렌스탐은 1995·1996·2006년 US여자오픈 우승 포함 LPGA 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여자골프의 전설이다.


한편,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25)은 2위 김세영과 격차를 더 벌리며 1위를 지켰다. US여자오픈 공동 6위에 오른 박인비(32)는 지난주 세계랭킹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상승, 한국 선수가 세계랭킹 1~3위를 싹쓸이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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