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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 ‘궁여지책’…비대면 서비스 늘리고, 해외 패키지 만들고


입력 2020.12.16 06:00 수정 2020.12.15 15:0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코로나19사태 길어지면서 자구책 마련에 ‘속도’

드라이브 스루·투고메뉴 활성화·HMR출시 등 박차

여행 수요 높은 것에 착안…다양한 테마 객실 패키지 선봬

레스케이프 호텔 7층 라운지에서 고객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업계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대면 서비스 확장과 해외여행 패키지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바뀐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은 뷔페·레스토랑 좌석 수를 기존 대비 60~70% 수준으로 줄이면서 식음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자 국내 특급호텔 빅2(롯데·신라)는 2부제를 없애고 1부만 운영 중이다. 통상 연말은 업계 성수기로 호텔 연회·식음 수요가 최고조로 올라 평일·주말마다 만석을 기록한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매출액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특급호텔은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고급 레스토랑과 뷔페 등 식음 장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식음 영업 재개 여부에 따라 호캉스 등 객실 영업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롯데호텔 서울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호텔롯데

호텔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자연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소비패턴 역시 변화하는 등 기존의 방식으론 생존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롯데호텔 서울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최소한의 접촉으로 호텔 메뉴를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결과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롯데호텔은 소공 본점 외에도 잠실 롯데호텔 월드와 시그니엘에서도 DT 시스템을 도입, 상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 될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며 “10월 대비 11월 20%의 매출 신장을 보이는 등 도시락을 시작으로 혼술족, 캠핑족 등을 겨냥한 언택트 상품군에 대한 반응이 좋아 연말 홈 파티용 상품까지 개발했다”고 말했다.


신세계조선호텔 HMR (왼쪽)짬뽕과 짜장 연출컷. ⓒ신세계조선호텔

롯데의 드라이브 스루 레스토랑이 의외의 성과를 내면서 다른 호텔들도 본격적으로 식품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호텔 대표 레스토랑·셰프의 요리를 HMR(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신세계조선호텔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8월 말 쓱닷컴을 통해 자체 개발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삼선짬뽕을 판매했는데 3개월 만에 1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대박을 쳤다.


이에 신세계조선호텔은 조선호텔 중화요리 밀키트 2종의 판매처를 확대,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향후에도 프리미엄형 간편가정식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지난달 프레시지와 손잡고 밀키트 제품인 ‘63 다이닝 키트’를 출시했다. 63빌딩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급 식자재를 담아낸 프리미엄 밀키트다. 포스트코로나 전략 중 하나로 밀키트 제품 출시를 지속해서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비대면과 편리미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올해 강세를 보이면서 가정에 배달음식이나 밀키트에 대한 소비층이 넒어졌다”며 “기존의 밀키트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생기면서 고급레스토랑에서 먹어봤던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살롱 드 딸기 위드 바비’ 메인 포토존 ⓒJW 메리어트 동대문
◇ 유명 관광지를 객실 안으로…“해외 여행 갈증 해소에 초점”


현재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또 다른 자구책도 제시되고 있다. 오랜 시간 해외여행을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행’을 테마로 객실 패키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객실 안을 아예 해외 여행 테마로 꾸며 호텔 안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동대문 메리어트는 대표행사인 딸기뷔페에 여행 테마를 입혔다. ‘살롱 드 딸기 위드 바비’는 파일럿 바비와 핑크 비행기 등 다양한 세계여행을 콘셉트로 꾸민 테이블 및 포토존을 마련했다.


특히, 더 라운지 공간을 공항 게이트, 라운지, 항공기 내부로 재현했다. 전 세계 5개국을 대표하는 메인 요리, 음료, 커피 또는 티 등 여행으로 인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꾸몄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아예 객실을 활용해 여행 패키지를 내놨다. 해외 여행을 꿈꾸는 이에게 여행 준비부터 공항, 비행기,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윈터 패키지 ‘에어 레스케이프’를 선보였다.


호텔 체크인 시 ‘에어 레스케이프’의 보딩 패스와 러기지 스티커 제공 및 레스케이프 라운지에서의 출국샷 등 공항에서 출국하는 기분을 시작으로, 면세점 쇼핑에 상응하는 다양한 쇼핑혜택을 제공한다.


반얀트리 서울은 유럽의 크리스마스 거리에 온 듯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하는 ‘윈터 빌리지’를 지난 5일 개장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기존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을 활용해 올해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거리를 재현, 포토존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아이스링크장으로 선보이던 곳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럽의 윈터빌리지 마을로 재구성해서 오픈했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는 1년 365일 스위스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힐링 포레스트 인 리틀 스위스’를 마련했다. 스위스의 청정 자연을 모티브로 프라이빗하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스위스의 알프스 산장 분위기로 꾸며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도 준비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일상에 지친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고, 해외여행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해외여행 패키지가 쏟아지는 추세”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전략만으론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잘 읽어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도 업계의 주요한 미션”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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