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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규제 10년②] 신규출점 없고 폐점만…1년 새 사라진 일자리만 6천개


입력 2020.12.22 07:00 수정 2020.12.15 15:5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쇼핑, 700여개 매장 중 240여곳 폐점 계획…올해만 100곳

온라인 사용 어려운 취약층엔 쇼핑 편의성 훼손 우려

기존 매장 배송 거점으로 탈바꿈

자동화설비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불가피

롯데마트 광교점 직원이 모바일 주문 상품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롯데마트

10년 간 계속된 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부진 사업에서 손을 떼는가 하면 매장 문을 닫는 등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규 출점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폐점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일자리도 빠르게 줄고 있다. 유통산업이 대규모 고용업종이라는 간판은 색이 바랜지 오래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최근 1년 사이 직원 수를 6000명 넘게 줄였다.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고, 매장 수를 줄인 점이 배경이 됐다.


누적된 규제 탓에 신규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 성장과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도 버티지 못하고 폐점 등 구조조정에 나선 탓이다.


롯데쇼핑은 작년 3분기 2만6563명에서 올 3분기 2만3304명으로 1년 만에 3259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487명, GS리테일은 2539명이 줄었다. 최근 1년 사이 이 세 곳의 유통기업에서 감소한 일자리 수만 6285개다.


주요 유통업체의 직원 수 현황 추이.ⓒ각사 분기보고서

대형마트의 경우 2018년 처음 3사 매장 수가 감소한 이래 올 들어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폐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1위인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전체 700여개 오프라인 매장 중 240여곳의 폐점을 진행 중이다. 올해만 100곳에 달하는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감축이 예상된다.


폐점 수는 곧 일자리 감소와 직결된다. 실제로 올해 롯데쇼핑 사업부 내 가장 많은 폐점이 이뤄진 슈퍼, 롭스 등에서 직원 수가 26.1%가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GS리테일은 작년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한 GS THE FRESH(수퍼 사업부) 매장 28곳을 정리한 것이 직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H&B스토어인 랄라블라 매장 수 감축까지 겹치면서 250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마트는 올 들어 삐에로쑈핑, 부츠, PK피코크 매장 등 전문점 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채널은 고용 효과가 크다. 마트 한 곳당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300~500명 정도가 근무한다. 백화점도 보통 점당 2000~3000명에서 대형 매장은 5000명까지 근무한다.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의 경우도 한 곳당 3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낸다.


하지만 10년간 누적되며 촘촘해진 규제 탓에 이제는 신규 출점이 가능한 지역을 찾기 힘들 정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인해 기존 상업지엔 더 이상 들어설 곳이 없고 신도시 등 상권이 새로 생겨야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내용을 담은 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고, 온라인 쇼핑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엔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반경 20㎞ 이내로 확대해야 한다는 법안까지 발의된 바 있다. 이 경우 서울은 물론 부산 등 지역 대도시에서도 사실상 대형 유통업체의 출점이 불가능해진다.


전통시장이 있는 도시는 물론 인근 다른 도시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 편의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를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노년층 등의 경우 장을 보기 위해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탈바꿈 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포장, 배송 등에 자동화설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기존 매장에 비해 인력이 덜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유통기업들이 매장 축소나 폐점 시 기존 인력들을 재배치해 감축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상황이 어려워 매장 문을 닫는데 인건비 감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매장 감축은 곧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내년에도 사업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만큼 관련 일자리도 꾸준히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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