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마트, 백화점 등 시식‧시음 전면 금지
온라인몰서 할인폭 키워 오프라인 유통 채널 부진 상쇄
신제품 출시도 주춤…스테디셀러, 장수 제품 중심으로 공략
식품업계가 온라인 판로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판매처인 대형마트에서 시식 행사가 전면 금지되면서 온라인몰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업계는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 감소분을 온라인 할인 행사에 투자하고, 전용 온라인 상품을 내놓는 등 매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오는 1월 3일까지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의 시식·시음행사를 전면 금지한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이미 대부분의 대형마트, 백화점이 시식 행사를 중단한 만큼 당장 혼란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신제품 출시 등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라면, 음료 등 신제품의 경우 TV, 라디오 등 매체 광고와 함께 대형마트 시식행사가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돼 왔다. 대부분 소비재가 온라인 광고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 반해 식품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맛을 봐야 재구매가 이뤄진다는 특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된 가정간편식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평년에 비해 신제품 출시도 다소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는 온라인몰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이커머스업체나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대부분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번 시식 금지 조치를 계기로 할인폭을 키워 적극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식행사의 경우 제조업체가 직원 인건비를 포함해 비용을 대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 보니 이에 따른 비용 지출도 상당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제품 개발비보다 시식, 광고 등 초기 마케팅 비용이 더 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도 마트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신제품이 나와도 별도 시식 행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전체 매출로 보면 마트 등 오프라인 비중이 크지만 성장세는 온라인 쇼핑쪽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며 “시식 행사가 중단된 만큼 비용을 온라인 마케팅에 더욱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은 지난 14일 온라인 한정 상품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에서 판매하는 12종의 라면, 스낵을 한 데 모은 간식팩은 온라인몰인 삼양맛샵과 11번가에서만 판매된다.
또 온라인 전용 브랜드 페퍼밀 1주년을 기념해 리빙브랜드 ‘Hi, pepper’s Kitchen(하이페퍼스키친)’을 론칭하고, 1인 식기 세트를 출시했다.
한편 식품업계의 온라인 공세로 내년에도 신제품 출시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식 행사 제한으로 신제품이 출시돼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맛보일 방법이 없다”며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맛을 알고 있는 기존 대표 상품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전혀 없던 신제품 보다는 기존 제품에서 맛을 추가하거나 리뉴얼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시도가 많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