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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지각 르노삼성,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 임박


입력 2020.12.30 12:30 수정 2020.12.30 12:32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노조 "교섭 재개 앞서 파업 가결로 협상 우위 점할 것"

XM3 유럽 수출 이제 시작인데...파업시 타격 불가피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29일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며 완성차 5사 중 4사가 임단협 타결을 연내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남은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임단협을 내년까지 끌고 갈 것이 확실해진 가운데 노조는 교섭 재개에 앞서 파업 찬반투표를 준비하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9월 6차 실무교섭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교섭을 내달 초 재개할 예정이다.


노사 교섭은 지난달 노조위원장 및 지도부 선거 일정으로 미뤄져 왔으며, 사측은 내년 1월 첫째 주에 경영현황 설명회를 포함한 본협상을 진행하자고 노조 측에 제안했다.


이번 선거에서 박종규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집행부가 4대에서 5대로 바뀌면서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새로 교섭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새해 교섭이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조만간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남은 절차는 조합원 찬반투표 뿐으로,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기 전 파업 찬반투표부터 진행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노조는 찬반투표 일정을 논의하던 중 지난 27일 부산공장 연구소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잠정 연기한 상태다.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되면 바로 찬반투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서 파업을 위한 파업이 아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일산 테크노스테이션(TS) 부지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총회를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을 제외한 완성차 4사가 모두 기본급 동결에 임단협을 타결한 가운데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년간 기본급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사측과의 이견을 좁히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과 일시금 700만원 지급, 노조 발전기금 12억원 출연, 휴가비·성과급(PS) 인상 등을 요구한 상태다.


사측은 미국향 닛산 로그 수탁생산계약 종료 등으로 11월 판매가 반토막(48.7% 감소)나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과 과도한 일시금 지급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판매 부진으로 지난달 10일부터 주간조만 운영하고 나흘간 휴무를 실시하는 형편이라 당장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유럽 시장에 판매되는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의 수출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이미 지난 25일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XM3 750대를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에 실어 보냈다. 이번엔 현지 딜러들에게 공급되는 초도 물량이지만 앞으로 판매가 본격화되면 물량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그 수출물량이 끊기고 국내 판매도 부진한 상태에서 XM3 유럽 수출은 르노삼성에겐 생명줄과도 같다. 노조의 파업권 확보는 이 생명줄을 위협하며 교섭에 임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XM3 수출물량 없이는 연간 20만대 생산능력의 공장을 운영할 수 없는 구조”라며 “수출 초기부터 파업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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