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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민식 "부산은 서울의 부속품 아니다…경선 룰 '투 트랙' 해야"


입력 2021.01.08 06:00 수정 2021.01.08 05:2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부산 당원들 상실감, 가벼이 여기지 말아달라

'윤석열 찍어내기' 대한민국 근간 흔드는 문제

부산의 경쟁 상대는 오사카·상하이 돼야 한다

'여태 한길 걸어온 놈은 박민식뿐' 격려 많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정무적 상황을 고려한 '경선 룰'이 부산에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안될 말이라며, 서울시장·부산시장 경선 룰을 '투 트랙'으로 할 것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중 첫 번째로 공식 출마선언을 한 박민식 후보는 특수부 검사 출신답게 '윤석열 찍어내기' 정국에서 예리한 메시지로 시민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교정시설에서의 코로나19 창궐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일침을 가한 박 후보는 △부산 동서격차 해소 △원도심 통합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 등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면 지금의 판도는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민식 후보는 6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은 비상상황이라 정무적 판단을 하더라도 부산은 서울과 정치지형이 완전히 다르니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며 "예비후보의 한 사람이라 이 때까지 말을 아꼈지만, 요즘 부산을 돌아다니다보면 당원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예비경선을 국민 80%·당원 20%, 본경선을 100% 완전국민경선으로 할 뜻을 시사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그 배경으로 경선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할 때와는 "정무적인 사정변경"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박민식 후보는 "정진석 위원장이 말한 '정무적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100% 이해한다"면서도 "정무적 상황이란 서울 아니냐. 부산을 부속품처럼 같이 맞춰갈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박 후보는 "당이 어렵고 힘들 때 서울까지 자기 돈 써가며 수십 차례의 집회에 참석한 수많은 당원들이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며 "'당헌·당규에 규정된 선거권·투표권을 헌신짝 버리듯 하면 나는 무엇이냐'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도 한 분이 '이렇게 할 것이면 김영춘 찍을란다'는 분이 계시더라"며 "서울에 초점을 맞추고 부산을 부속품처럼 생각하지 말고, 부산 사정도 내밀하게 검토를 해달라"고 8일 3차 회의를 앞두고 있는 공관위에 호소했다.


특수부서 '성역없는 수사'…'불도저 검사' 불려
사표 냈을 당시 윤석열이 직접 불러내서 만류
"'윤석열 찍어내기' 비판에 시민들 많은 박수
교정·출입국 내던진 추미애, 형사책임 물어야"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출마선언을 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코로나 창궐로 인해 대면 경선운동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박민식 후보는 SNS를 통해 정국에 관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내는 활동에 주력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찍어내기' 와중에 예리한 비판을 가한 것은 집권 세력에게 상당히 아프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민식 후보는 "부산시장 예비후보로서 부산 민생이 우선이지만 '윤석열 찍어내기'는 대한민국 헌법가치의 파괴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부산시민들도 외면할 수 없는 이슈"라며 "단톡방이나 밴드에서도 제일 관심들이 많으신 게 '윤석열 찍어내기'였는데, 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니 시민들께서도 많은 박수를 주셨다"고 자신했다.


최근 박 후보는 부산구치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부산구치소도 내가 알기로는 120~130% 과밀수용"이라고 말을 꺼낸 박 후보는 "노후 시설이 사상구 도심 한가운데에 과밀수용을 하고 있으니 코로나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주장했는데 반응이 없더라"며 "문대통령은 인권대통령이라며 정작 재소자·교도관의 인권을 외면하고 한 마디도 말을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장관의 직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게 교정행정이고, 두 번째가 출입국 관리인데 코로나가 중국에서 들어올 때 추 장관은 뭘했느냐"며 "출입국이고 교정이고 하나도 하지 않고 '윤석열 찍어내기'에만 올인한 것은 전형적인 직무유기로 '죄송하다'는 사과를 넘어 법무부 장관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자신에게 온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다. 부산구치소의 변호사 접견이 일괄 금지된다는 내용이다. 구치소에는 아직 무죄로 추정되는 형사피의자, 즉 미결수도 많은데 이들의 변호사 접견권이 졸지에 사라졌다. 박 후보는 "자기 재판이 예정된 사람에게 변호사 접견권은 헌법상의 절대적 기본권인데 그냥 금지시켜버리는 게 인권대통령이 낸다는 대책"이라며 "코로나 정책이 매사 이런 식이다.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소수 대상자의 기본권을 막무가내로 침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법무행정 파탄과 '검찰장악' 시도 비판을 하다가 전직 특수부 검사로서 박민식 후보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인연으로 이야기가 흘렀다. 국정원장·고등법원 부장판사·검사 등 권력자를 가리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를 펼치던 박 후보가 사표를 냈을 때, 윤 총장이 '너는 변호사할 놈이 아니다'며 만류한 일화다. 박 후보는 "언론에 다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몇 차례 머뭇거리다 말을 꺼냈다.


박 후보는 국정원 불법감청 사건을 수사하며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시키고, 법조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까지 '해방 이후 구속된 최고위직 법관'이라는 조관행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구속시켰다. '불도저 검사'라는 평을 받았지만 그 자신의 심신도 많이 지쳤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있던 박 후보가 결국 사표를 냈다. 2006년 9월의 일이다.


박민식 후보는 "윤석열 총장과는 근무를 같이 한 적이 없었다. 잘 모르고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며 "어디 근무하는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연락이 오더니 '박 검사, 니 좀 나와봐라' 하더라"고 회상했다.


식당에 가보니 단 둘이었다. 박 후보는 "윤 총장이 '너는 변호사 하면 돈 벌기 힘든 놈이다. 빨리 사표를 거두고 특수부로 돌아가라'고 했다"며 "잘 모르는 사이인데도 전화로 직접 불러내 한참 만류를 해줬다"고 떠올렸다. 윤 총장도 이 때로부터 얼마되지 않은 2002년에 잠시 변호사로 외도했다가 검찰로 돌아왔던 처지라, 특수부에서 '불도저 검사'로 불리며 '성역 없는 수사'를 하던 박 후보가 남같아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사표를 거두지는 않았지만, 큰형처럼 다독여주는데 사람이 참 고맙더라"고 회상한 박민식 후보는 이후로도 윤 총장과 개인적인 인연을 이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인프라 집중투자로 동서격차 해소 약속
"동서격차 여전…서부산에 좋은 학교 여러 개
쇠락한 원도심은 통합해 부산르네상스 견인
부울경 메가시티, 팔 걷어붙이고 나서겠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산시장 예비후보로서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은 △부산 동서격차 해소 △원도심 행정구역 통합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상 등이다.


박민식 후보는 "어떤 분들은 '부산의 동서격차가 해소됐다'는데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죽하면 부산시청 고위공무원 90%는 해운대·수영 등 동부산에 산다는 소리까지 나오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국회에 들어올 때부터 동서격차 해소를 주장했기 때문에 여러 해소 방안을 갖고 있다"며, 문화·교육 인프라의 서부산 지역 집중투자를 거론했다.


문화·교육 인프라 서부산 집중투자와 관련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교육열이 강하니까 서부산에 좋은 학교를,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하면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며 "AI 교육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센터도 서부산에 설치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이들을 미래의 큰 재목으로 성장시킬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원도심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서는 "중구·동구·영도구·서구의 네 개 구는 30년전 부산의 중심지인데 지금은 상당히 쇠락했다"며 "행정구역으로서 구 자체의 사이즈가 너무 작아 행정비효율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혀를 찼다. 이어 "과거 용역을 줬었는데 통합을 하면 몇백억 원이 세이브가 된다"며 "네 개 구를 통합하면 인구가 40만 명 가까이 될 것이니, 그렇게 해서 부산의 중심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부산르네상스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과 관련해서는 "우리끼리 부산의 경쟁 상대가 광주, 대구, 울산, 경남 하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다. 일본의 오사카, 중국의 상하이가 (부산의 경쟁 상대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리 부산의 인구가 20년 전만 해도 거의 400만 명이 됐었는데 지난해에 340만 명도 무너지지 않았느냐. 이래서는 뭘 못한다. 아무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말하는데, 실제로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 정치인이다. 당장 (광역단체장) 자리가 세 개 있는데 하나로 줄어든다는 걱정들을 한다는 것"이라며 "나는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 자리를 포기하고 경남지사나 울산시장에게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부산 발전을 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현충원 안장된 부친…"누구보다 국가관 투철"
"내년 정권탈환을 못하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
이번 선거는 대선 승리의 발판이 돼야할 선거
본격 경선 시작되면 시민들께서 판단하실 것"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민식 후보의 부친은 육군 장교였다. 베트남에 파병 갔다가 전사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박 후보가 불과 7세 때의 일이다. 이 때문일까. "국가관은 누구보다 투철하다고 자부한다"는 박 후보는 2014년부터 부산시장에 도전했지만, 이번 도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특별히 남다르다.


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내년에 정권을 탈환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본다. 시민들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부산만의 선거가 아니라 1년 뒤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되느냐 못 되느냐의 선거인데, 안방잔치·인기투표 하듯 하면 무슨 드라마가 되고 에너지가 생기겠느냐"고 탄식했다.


이어 "예비후보 대부분이 당이 어렵고 힘들 때 당을 떠났거나 왔다갔다한 분들이 많다"며 "부산시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으려면 오래 전부터 꿈을 꾸고 준비와 노력을 하는 시도가 있어야 할텐데,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여건을 보니 내한테 좀 괜찮네, 한 번 해볼까'라는 사람이 시장이 된다면 시민들도 회의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소수의 후보자가 본격적으로 TV토론 등을 통해 압축해서 맞붙는 본경선 국면이 펼쳐지면 지금까지와는 경선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고 판도가 출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후보는 "부산의 열성당원들이 격려를 많이 해준다. SNS에 '이 때까지 한길을 걸어온 놈은 박민식이밖에 없네' 그런 게 많이 올라온다"며 "2014년에 서병수·권철현 선배와 경선을 했을 때도 처음에는 5%도 나오지 않았지만 TV토론도 하고 직접 유세도 하니 최종적으로 2~3% 박빙까지 쫓아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나아가 "지금의 여론조사는 제대로 된 게 아니다"며 "본격적으로 경선이 시작되면 후보자의 면면을 시민과 당원들이 꼼꼼히 살펴 누가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인지 판단하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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