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의 영향…“수요 증가로 이어져”
세계시장서 K푸드 급성장…“장기 플랜으로 직결”
식음료업계는 ‘위기에 강하다’는 수식어답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관련 기업들은 올해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통해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잇따라 밝혔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해외 주요 16개 도시의 현지인 대상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 음식’을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57.4%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는 ▲2018년 54% ▲2019년 54.6% ▲2020년 57.4%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K-푸드 인기에 식품 업계는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출산 등 비교적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보다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실적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인지도 확장을 위해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버스 랩핑광고를 시작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브랜드 진로는 싱가포르 증류주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로는 지난 2019년까지 싱가포르 내 글로벌 증류주 시장 3위를 기록하다가 1년 만인 지난해 2위로 올라섰다. 이에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2022년까지 2년안에 1위 목표 달성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상무는 “진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현지인 대상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버스랩핑광고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현지 광고 및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 미국 현지에서 김치공장 첫 가동을 시작한다. 대상은 지난 2019년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K-푸드 공략을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법인에 130억원을 지원했다. 이곳에선 김치를 중심으로 고추장 등을 생산한다.
대상은 미국 김치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맞춤형 김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법인은 투자 성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생산·판매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 강화를 강조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해외법인의 적자 규모를 줄인 만큼 올해는 도약을 위한 행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은 핵심 경쟁력인 두부, 생면 HMR, 냉동 HMR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미국 법인의 경우 지난해 코스트코 전점에 입점했으며 올해도 유통 채널 확대를 추진, 가정간편식(HMR) 신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낸 중국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인이 선호하는 가공두부를 본격 생산, 판매에 돌입하는 등 지배력을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미국 냉동 피자업체인 슈완스를 인수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이을 차세대 K-푸드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만두 매출이 안정 궤도에 진입하면서 다른 제품군에 마케팅을 집중할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비고 만두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글로벌 매출이 65%에 달했다. 국내·외 소비자들이 집에서 먹는 식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과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과 현지인 입맛에 맞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또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 창출을 위한 행보도 본격화한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최첨단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사업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국에서도 '비비고 만두' 생산을 위해 2017년 광저우 공장을 3배 증설했고 2018년 베이징 인근 랴오청(요성)엔 100억원 규모의 조리냉동 설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만두의 맛과 품질이 표준화되고 역량이 내재화될 전망"이라며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 신화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 효과로 호실적을 거둔 농심 역시 미국 시장 공략을 올 한해 주요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농심은 올해 제2공장을 완공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유탕면 2개 라인과 건면, 생면 등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통해 기존 주력 국가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안정화에 주력한다.
미국에선 월마트·코스트코 등 주류 시장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유통 채널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수출국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국에서 봉쇄조치 및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어 냉동식품, 제과, 라면의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한류 등의 영향으로 국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이 해외 시장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