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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또 터진 프로야구 도박, 문제는 불감증


입력 2021.01.16 07:00 수정 2021.01.16 01:1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두산 베어스, 도박 관련 선수 2명 자격정지 신청

잊을만 하면 나오는 사태에 야구계 뒤 돌아봐야

두산발 도박 파문으로 몸살을 앓게 된 KBO리그(자료사진).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KBO리그가 잊을만하면 터지는 선수의 도박 사건으로 또 구설에 올랐다.


앞서 두산베어스는 지난 13일 퓨처스리그 소속 정현욱과 권기영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 줄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이렇다. 두산 구단은 최근 개인적인 채무 문제가 불거진 정현욱과 면담 과정을 거쳤고 사설 사이트를 이용해 스포츠 베팅을 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놀란 두산 구단은 선수단 전수조사에 나섰고, 포수 권기영이 불법 사행성 게임을 한 사실까지 알아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또 다른 선수 출신의 인물이 연루됐다는 점이다. 정현욱은 은퇴한 전 두산 선수로부터 협박을 당했고 이를 못 견뎌 구단 측에 털어놓으며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일단 두 선수의 중징계는 불가피하다. 직접 가담하는 승부조작은 물론, 스포츠 베팅에 돈을 거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포츠가 아닌 사행성 도박을 하는 것조차도 징계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0조(체육진흥투표권의 구매 제한 등)에 따르면, 선수와 지도자, 경기단체 임직원은 투표권을 구매할 수 없다. KBO 역시 야구규약 제148조 6항에 도박을 징계의 대상으로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최대 실격, 즉 방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며 이를 피하더라도 상당한 수위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 포스터. ⓒ 국민체육진흥공단

징계 여부를 떠나 도박과 관련된 구설이 또 불거졌다는 부분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선수들의 불법 승부조작 가담으로 리그 존폐까지 거론되었던 게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에도 심판의 금품 수수, 일부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KBO는 ‘일’이 터질 때마다 엄중 경고 또는 개인에 대한 제재에 그치며 빈축을 샀다. 물론 예방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현재 KBO는 물론 프로 10개 구단 모두 ‘클린 베이스’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도박이라는 불명예와 마주하게 된 프로야구계다. 꾸준한 교육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루된 선수들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볼 시점이다.


호기심 또는 자신이 뛰는 경기가 아니라 상관없다 등의 안이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도덕 불감증이야 말로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경종을 울릴 중징계가 불가피한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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