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연내 지배구조 개편 전망...인적 분할 가능성 부각
“전체 기업가치 상승 이어질 것”...“장기적으로 호재인지 의문”
SK텔레콤의 연내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면서 기업 가치 상승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년 전 공개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추진 구상이 답보 상태였던 만큼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은 전장 대비 4000원(1.57%) 내린 25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올해 첫 거래일 이후로는 6% 넘게 오른 상태다.
국회는 지난달 9일 본희의를 개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적용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은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각각 30%, 50%로 높아진다. 자회사의 손자회사 지분율도 똑같이 상향된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SK텔레콤에게는 지주사 문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개정안 시행이 내년 1월로 예고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쳐야 한다. 최근 시장에선 SKT 인적 분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 자회사의 성장이 의미 있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구조에선 통신 본업의 저성장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배구조개편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지배구조가 변화된다면 전체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5G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경쟁이 완화되면서 통신 사업의 실적이 안정적인 것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안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WAVVE, 티맵모빌리티 등 다수의 자회사가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은 SK텔레콤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더욱 앞당길 전망”이라며 “인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설립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며 그동안 가려져있던 SK텔레콤의 히든 밸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적 분할을 큰 호재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SK㈜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의 합병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주가에는 부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일부 투자가들이 SK텔레콤 인적 분할을 호재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한데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호재가 맞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며 “결국은 SK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 합병 가능성이 부각될 것인데 이 경우 SK텔레콤 중간지주사가 주가엔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한 SK텔레콤 자회사 가치 부각도 이젠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IPO 가격이 높다고 해도 어차피 SK로 넘어갈 운명”이라며 “SK텔레콤 중간지주사가 아닌 SK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 인적 분할 이후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SK텔레콤 통신부문)로 나눠져 2개의 상장사로 거래될 경우 현재 SK텔레콤 소액 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중간지주사와 SK텔레콤 통신부문의 시가총액 합계가 현재보다 커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실적 흐름 및 수급으로 보면 SK텔레콤 통신부문의 시가총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통신주의 시장 인기를 감안하면 많이 커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우량 자회사 보유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중간지주사의 경우 SK와의 합병 우려로 장기 저평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