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부동산 규제로 올해 개인 11.5조원 주식시장 유입
신용융자 21조로 역대급 빚투 우려...잇단 단기 조정 가능성↑
지난해 역대급 돈 풀기가 전세계적으로 이어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코스피는 1400대에서 3000대로 급반등하며 증시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빚내서 투자(빚투)한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코스피는 올해들어 개인이 11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3000을 훌쩍 넘어 3200을 터치하는 등 강세장이 펼쳐졌다. 과거 어느때와도 비교하기 힘든 강세장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1년에는 첫 5거래일 연속 11조3831억원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왔다. 10년 만에 역대급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양적완화로 대규모 자산이 시중에 풀린 영향 때문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잘 알려진 고객 예탁금도 68조원에 육박하고 CMA잔고 역시 64조원에 달한다. 신용융자금액도 코스피와 코스닥 합해서 21조원에 달해 역대급 빚투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는 구조적이면서 순환적 요인이 혼재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초저금리와 규제에 막힌 부동산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금 자산과 은행 예금으로는 148조원이 늘어난 1931조원에 달하고 주식과 펀드에는 130조원이 증가한 852조원의 시장 규모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빚투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빚투는 가격 조정시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실물과 금융이 괴리됐다면 부정적인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빚투에 대해 투자 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전통적으로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버핏지수는 과열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한다. 버핏지수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명목 GDP)를 가리키는데 현재 국내증시의 시가총액이 국내 명목 GDP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주식시장 상승에 제동을 걸만한 이벤트가 없지만 그나마 향후 미국 바이든 정부와 중국간의 갈등이 재점화될지가 관전포인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10% 이상의 증시 조정은 전체 유동성을 조이는 미국과 중국간의 긴축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개인자금이 몰리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공세를 보이며 수급이 불균형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종잡을 수 없는 장세 분위기에 외국인과 기관은 관망하는 흐름의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의 통화량(M2)의 평균잔액이 3160조원을 넘어섰는데 이에 비해 국내 시가총액은 76% 수준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금융위기 직전(90%) 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 10년간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가 최근 자산가치가 높아진 기업들의 시총과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단기과열은 맞지만 아직 추가적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