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용 대출상품 연달아 출시…편의성 확보해 고객 유인 강화
중금리시장 무한경쟁 예고…"고객 접점 닿는다면 경쟁자와도 협업"
저축은행들이 활로 다각화 차원에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업권의 특성을 반영해 이용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대출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올 1분기 중으로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애큐온 중금리 K SOHO(K소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카카오뱅크 앱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연 9.7~16.3%의 금리가 적용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중금리대출 라인업 강화에 적극적이다. 토스(애큐온 중금리T)을 비롯해 카카오뱅크(애큐온 중금리K), 카카오페이(애큐온 중금리KP)에서도 애큐온의 중금리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엠마우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선보이는 페이워치선지급서비스 역시 일종의 중금리대출(연 금리 6%)에 해당한다.
그런가하면 JT저축은행은 이달 중순 토스 전용 중금리신용대출 상품인 ‘파라솔 S’를 출시했다. 최대한도 1억원(금리 9.9%~)인 이 상품은 토스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상품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에서 ‘파라솔S’를 선택하면 JT저축은행 앱으로 연결돼 서류 발급과 심사, 송금 등 전 과정이 24시간 진행된다. 대출 신청 후 소요시간도 5분여로 간단하다.
스마트저축은행도 핀크 앱을 통해 비대면 비상금대출 ‘똑똑대출’(최대 300만원)을 제공한다. 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똑똑대출의 1분기 기준 금리는 8.43%~17.23% 수준이다. 이 상품 또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스마트저축은행 CSS 시스템을 통해 20여초 만에 심사가 완료된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 내 대출비교 서비스 제휴기관 30여곳 중 저축은행이 절반에 이르는 등 핀테크 연계채널 확대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편 저축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전 업권을 불문한 디지털금융 강화 기조와 맞물려 있다. 당장 오는 3월 저축은행업권이 오픈뱅킹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저축은행들은 자체 모바일플랫폼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고 여타 저축은행들도 중앙회 중심의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상품 비교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개별 앱이나 자체 채널만으로는 보편적인 고객 유입이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핀테크 연계채널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체 채널을 강화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저축은행 차원에서는 '상품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범 금융권에 걸쳐 ‘중금리대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저축은행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오는 7월 최고금리 인하가 예고됨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그 어느 때보다 중금리대출에 힘을 쏟고 있는데다 카뱅과 네이버 등 인터넷은행 및 빅테크들도 중저신용자와 중소기업을 포용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상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등장할 제도권 P2P업체들도 중금리대출 취급에 힘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오랜 기간 제도권 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취급해 온만큼 그간 쌓아온 신용대출 상품 운용 노하우 등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시각”이라며 “다만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고객 눈도장을 찍을 채널이나 편의성 측면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중금리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는 노력들이 계속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