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헌금' '고시생폭행' 관련 박범계 청문회 증인 끝내 거부

김소연·이종배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 대치

민주당, '소송 중' 이유로 청문회 증인 반대

박범계도 "소송 중"이라며 사실관계 함구

법무법인 명경 친동생 사무장 증인도 거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천헌금과 고시생폭행 의혹 관련 김소연 변호사와 이종배 고시생모임 대표를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 후보자 청문회에서 "정정당당하고 후보자가 깨끗하다면 김소연 변호사와 이종배 대표에 대해 증인신청을 받아달라"며 "특히 공천헌금 부분은 도덕적 범위를 넘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2018년 측근들이 공천헌금 1억원을 요청해서 구속돼 실형을 살고 있다. 본인은 법적으로 면제가 됐다고 해도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검증하는 것은 도덕성 검증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명경의 사무국장인 박 후보자 동생은 왜 증인신청을 거부했느냐. 동생이 실제로 (명경을) 운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걸 거부했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현재 사건이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증인 신청을 거부했다. 청문회 진행 중이라도 증인채택에 합의해주면 증인을 불러오겠다는 국민의힘의 요청이 있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혜련 민주당 간사는 "인사청문회법상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 관련해 증인채택은 안 된다"며 "김소연 변호사 사건과 관련해 박 후보자가 다 조사를 받고 무혐의가 났다. 그 사건에 대해서까지 법사위에서 증인으로 부른다면 삼권분립에 문제가 된다. 진흙탕 청문회를 하겠다는 자인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도 "수사 중인 사건과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이런 사건의 증인을 신청해 이야기를 한들 국회에서 본질에 접근할 수 있겠느냐. 실체적 진실을 가리고 사건을 흐리기 때문에 이런 증인들을 여야 합의로 국회로 불러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지난 2018년 4월 지방선거 출마 과정에서 박 후보자의 최측근으로부터 1억원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을 박 후보자에게 4차례나 보고했으나 묵살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 국민의힘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 변호사는 "검찰은 제 기억으로 끝까지 수사하고 싶어했는데 박 후보자를 소환조사하지 못했고 통신기록 조회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외력에 의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후보자의 고시생 폭행 의혹은 지난 2016년 발생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바라는 고시생들이 박 후보자를 만나고자 숙소 앞에서 기다렸으나, 박 후보자는 오히려 폭언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모자를 강제로 벗기는 등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두 가지 의혹에 대해 박 후보자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했다. '사시준비생들에게 폭언한 사실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박 후보자는 "고발이 됐으니 수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