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모바일·PC 이용한 간편결제 확산 가속
글로벌 금융 시장서 고령층 겨냥한 서비스 출시 '눈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결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층 이용률은 여전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고령층이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돕는 다양한 비대면 결제 방식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제 국내 금융권에서도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결제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1~9월 국내 지급결제동향에서 모바일기기와 PC 등을 이용한 비대면 결제가 증가하고, 대면 결제의 경우도 실물카드 결제에 비해 모바일기기 접촉방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국내 비대면 결제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반면, 대면 결제는 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면 결제 역시 실물카드 결제규모는 5.6% 줄어든 반면, 모바일기기 접촉방식은 18.0% 늘었다.
고령층의 간편결제 활용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절대적인 이용률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카드 빅테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50~60대의 간편결제 이용률은 전체의 15%로, 전년 동기 대비 이용 증가율은 대비 51%로 나타났다. 아울러 앞선 2019년 한국은행이 실시한 조사를 보면, 국내 고령층의 간편결제 이용률은 60대가 10.3% 70대 이상이 0.9%로 20대(52%)와 30대(49%)에 비해 매우 낮았다. 해당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주요한 이유는 신뢰 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라이나전성기재단이 50대 이상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60대 여성의 23.5%는 은행과 보험사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쓰려했으나, 어려워서 이를 배우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20.6%는 종류를 불문하고 디지털 서비스가 너무 어려워서 못 쓴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결제 방식이 출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령층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이다.
필리핀 마닐라시는 고령층의 재정지원을 모바일결제업체 페이마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급함으로써 고령층이 코로나19 감염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의 집에서 지원받도록 하고 있다. 또 중국의 전자지갑 공급업체 위챗페이는 사용자가 고령의 친척에게 가상카드를 발급하도록 해 은행카드 없이도 위챗 계정이 있는 고령층이 전자결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영국 모바일은행 스타링뱅크는 고객이 코로나19로 자가 격리된 가족에게 현금 없이 필수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커넥티드 카드를 도입했는데, 이 카드는 또한 보육자와 간병인, 도우미 등이 사용 가능하다.
권오경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시대적 요구와 함께 안전하고 편리한 비대면 결제 방식은 고령층에게도 유용할 수 있으므로 국내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결제 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고령층이 비대면 결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결제의 신뢰성을 알리고, 서비스 사용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