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10개 구단 모두 국내 전훈.. 새로운 모델로 안착?
KBO리그 10개 구단의 전지훈련이 지난 1일 시작됐다.
이번 전지훈련은 10개 구단 모두 국내서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입을 모으고 있듯, 세계에서 한국만큼 일정 수준의 방역이 유지되고 있는 국가도 드물다.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면 코로나19의 감염이 우려된다.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무사히 치르더라도 한국으로 돌아오면 2주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하기에 훈련 기간 몸을 만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다. ‘전지훈련 = 해외’로 굳어져 온 공식이 올해만큼은 깨지게 됐다.
지난해 KBO리그가 장기간 무관중으로 치러져 10개 구단의 수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관중의 입장이 줄어들면서 유니폼을 비롯한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항공료, 숙박비, 식비 등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는 해외 전지훈련을 치르지 않으면서 각 구단은 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
국내 전지훈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낮은 기온 때문에 야외 활동이 쉽지 않아 훈련의 양과 질을 모두 걱정하는 시선이 있다. 실내 구장에서 훈련한다 해도 충분한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마치 학생 숫자와 비교해 교실이 모자라는 듯한 상황이다.
자칫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전지훈련 도중에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시즌 도중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지난해 일부 팀은 부상자 속출로 인해 ‘완전체’로 치른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합숙하지 않고 홈구장으로 출퇴근하는 경우, 선수들의 집중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한국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차가운 날씨 속에서 새로운 팀과 환경에 적응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국내 전지훈련이 성과를 낸다면 KBO리그 구단들은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외 전지훈련에 따른 비용 감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향수병이나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 해외 전지훈련에 수반되는 어려움과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다. 팀의 입장에서는 1군과 2군의 활발한 교류가 가능해져 1군 선수들에게는 긴장을, 2군 선수들에게는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해외 전지훈련이 이루어졌을 때는 현실화되기 어려웠던 트레이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국내 전지훈련이 정착된다면 훈련과 연습 경기 등을 팬들이 둘러볼 수 있는 여행 상품으로 개발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이 KBO리그에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야구장 건설로 이어진다면 학생 및 사회인 야구의 저변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다.
국내 전지훈련의 성패는 각 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훈련장 및 구장의 시설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육성을 위해 시설에 얼마나 투자해왔느냐에 따라 당장 올 시즌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뉴노멀’이 된 국내 전지훈련으로 어떤 팀이 울고 웃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