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취임 후 처음…'불통' 이미지 불식 차원
"대통령도 소통 늘리고 싶어한다…아이디어 달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이는 유 실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유 실장의 소통 강화 행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 실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 실장은 이 자리에서 "가급적 소통을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아이디어를 달라"며 "대통령도 기자들과 소통을 늘리고 싶어하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한 달에 한 번 오면 와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두 번은 안 되나. 횟수를 정하기 보다 그때그때 여건이 될 때 (기자실을) 자주 찾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 실장 취임 이후 청와대 내에서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유 실장은 취임 후 참모진들에게 "문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불식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서 문 대통령의 '불통'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코로나 상황 때문에 오래 시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국민들께서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앞으로 그 점에 대해서 보다 소통을 더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소통 전문가'로 평가되는 유 실장을 발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유 실장 본인도 소통 강화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의 자리 변화 지시 및 자율 참석 방침이 대표적이다. 유 실장은 회의에서 서열에 따라 정해진 자리에 앉는 방식을 없애고, 회의 참석자도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에도 청와대 행정관들과 '번개 점심'을 했다.
유 실장 취임 이후 언론 및 대외 협력 기조도 차츰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유 실장은 야당 인사들은 물론 각계 인사들과도 수시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