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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여풍’ 부는 극장가, 코로나19 시대 '씁쓸한' 현상


입력 2021.02.10 05:00 수정 2021.02.09 22:4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아이' 10일, '빛과 철' 17일, '고백', 24일 개봉

투자 규모 적어 위험 부담 낮다는 계산

"침체된 극장가의 총알받이라고 봐도 무방"

지난해 11월 중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루 1000명대까지 늘었다가 최근 300~400명대로 줄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유지, 9시 이후 영화 상영 금지가 시행되며 극장을 방문하는 일이 조심스럽게 여겨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여배우를 앞세운 '아이', '고백', '빛과 철'이 잇따라 개봉하며 2월 극장가를 채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백억원이 투입된 대작들이 개봉을 연기하자, 그 틈을 여성 중심 영화들이 틈틈히 메워온 흐름이 2월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오케이 마담', '디바', '결백',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내가 죽던 날' 등이 관객들을 만났다.


그동안 남성 중심 영화들로 채워졌던 충무로에 여배우 주연 작품이 돋보일 수 있는 기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마냥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여배우가 주연인 영화는 상대적으로 남성 중심의 영화보다 제작, 투자 규모가 적어 위험 부담이 낮기 때문이란 업계의 공공연한 계산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 "여성 중심 영화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의 총알받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개봉한 여배우 주연 영화 중 79억원의 들어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155만 관객을 동원하며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당초 이 작품은 190만명이 손익분기점 수치였으나 객단가 상승 및 VOD 매출 상승으로 기존보다 수치가 낮아져 155만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었다.


이외에 신민아 주연의 55억원이 투입된 '디바'는 10만명, 57억원의 '자백'은 89만명, 88억원의 '오케이 마담'은 122만명에 그쳐 각각 130만명, 140만명, 250만명을 달성해야 하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주연의 '세자매'는 누적관객수는 6만 5435명을 기록 중이다. 같은 날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누적관객수 46만 3145명을 동원한 것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다.


10일 개봉하는 김향기 류현경 주연의 '아이', 17일 염혜란 주연의 '빛과 철' 24일 박하선 주연의 '고백'은 각자 작품 속 메시지가 명확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후, 모두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작은 규모의 단단한 여성 영화들이 개봉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으니, 이를 흥행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티켓파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다양성 확장에 의미를 두는 것도 좋지만 이 기회를 발판삼아 여성영화도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당장 남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흥행해온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의미있는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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