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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편집? 그대로?" 출연진 논란 때마다 흔들리는 제작진


입력 2021.02.12 09:00 수정 2021.02.12 14:3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진달래·요아리 학교 폭력 의혹

'미스트롯2' 진달래 무편집→시청률 30%

'미우새' 홍진영 표절 논란 당시 분량 유지

연예인들이 과거 문제가 연이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누군 하차하고 누군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지만, 일단 폭로의 대상이 되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은 물론 연예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 과거 잘못을 폭로당한 당사자만큼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이들이, 해당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제작진이다.주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하기 때문에 사실 확인까지 시간이 소요되지만, 폭로를 대상이 되었다는 이슈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해당 연예인의 하차나 편집을 요청한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인 진달래, 요아리가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폭력을 일삼았다는 과거가 폭로돼 TV조선 '미스트롯2'와 JTBC '싱어게인'이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은 논란이 된 참가자들의 분량을 걷어내지 않았다.


'미스트롯2'는 진달래가 학폭 논란을 인정하고 자진하차하겠다고 사과한 과정을 그대로 담아냈다. 이는 연예인들이 잘못을 인정했을 때 통편집했던 타 프로그램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이 과정에서 진달래가 하차를 앞두고 "어차피 해도 통편집이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거면 그만하겠다”면서 오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 학교 폭력 가해자를 미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청자들의 불만에도 불구, 해당 회차는 시청률 30%(닐슨 코리아)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요아리의 학교 폭력 소식을 하루 전 접한 '싱어게인'도 편집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했다. 본인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해 신뢰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요아리가 학교 폭력 의혹을 부인하면서 결과적으로 '싱어게인' 제작진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지만, 신뢰를 우선시에 두고 후폭퐁을 맞은 사례도 있다.


SBS '미운우리새끼'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5일 홍진영이 대학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출연자였던 홍진영의 분량을 고수했다. 당시 홍진영의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홍진영을 통편집하고 하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와 관련 '미운우리새끼' 제작진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자 '미운우리새끼'는 25일만에 홍진영이 당분간 녹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하차시켰다.


논란을 의식해 해당 출연진과 빠르게 거리를 뒀던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 웹 예능 '가짜 사나이'로 인기를 끌었던 이근은 지난해 5월 채무 불이행 논란을 시작으로 UN 가짜 경력, 성추행, 폭행 의혹까지 휩싸였다. 이근은 채무 불이행을 해결하고,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나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의 '서바이블', 유튜브 채널 '와썹맨 시즌2는 그의 출연 회차를 비공개 처리하고 JTBC '장르만 코미디', SBS '정글의 법칙'은 편집했다. MBC '라디오 스타'는 이근 출연분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10월 스타일리스트 겸 에디터로부터 갑질 논란에 휘말린 아이린도 통편집을 당했다. SBS '2020 강남페스티벌 영동대로 K-POP 콘서트'는 피날레를 장식했던 레드벨벳 무대를 방송에 내지 않았다. 레드벨벳은 공연 당시 '사이코', '배드보이', '음파음파'를 불렀지만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다. SBS 측은 편성을 고려한 편집이었다고 밝혔지만, 시기상 아이린의 갑질 논란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처럼 출연진의 논란을 대하는 제작진의 방식은 각기 달랐다. 한 방송 관계자는 "범죄가 아닌 이상 논란을 두고 편집하는 일괄적인 기준은 없다. 사실 여부가 밝혀지기 전인데 편집하며 출연진을 정리하는건 조심스럽다.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논란만으로 편집을 하면 기정사실화가 되기도 한다"며 "출연자와의 의리를 위해 살리는 방향을 유지하긴 했지만, 최근 대중의 정서나 선례들을 고려해 빨리 정리해야한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연자를 믿고 방송에 내보낼 때 칭찬이나 분량을 줄인다. 톤 자체를 평범하게 가는 방향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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