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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의 참견] 신현수 '사의 해프닝'이 의미하는 것


입력 2021.02.23 07:00 수정 2021.02.23 05:2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문대통령 리더십 생채기…野 "레임덕 징후"

문재인 정권의 '인사시스템 붕괴'도 방증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은 결국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휴가를 내고 거취를 고민한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한 다소 허무한 결말이다.


신 수석은 대통령의 만류에도 거듭 사의를 표명하고, 여권 인사들의 설득에도 지인들에게 검찰 인사를 두고 갈등을 빚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평생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화살은 신 수석에게만 꽂힐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의 파동의 본질은 결국 문재인 정권의 인사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우선 이번 파동은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 없이 검찰 인사를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지만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벌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박 장관과 청와대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과정이 어떻든, 이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 같은 관측이 나온 것 자체만으로도 시스템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1년 이상 이어진 것도 붕괴된 인사시스템을 방증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냈고, 레임덕의 징후라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힘이 22일 "본격적인 레임덕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신 수석의 거취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수 차례에 걸쳐 신 수석의 사의를 반려한 만큼 결국 신 수석을 재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올 뿐이다.


문 대통령은 불과 한 달 여 전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의 입장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국민을 염려시키는 그런 갈등은 다시는 없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를 쐐기를 박기도 했다.


이번 파동이 신 수석과 박 장관 두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검 갈등' 장기화로 지친 국민에 사과도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뿌리째 흔들린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선 침묵을 깨고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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