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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전세대출 3조5천억↑…금리 인상 빨라진다


입력 2021.03.11 06:00 수정 2021.03.10 12: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임대차법 부작용에 치솟는 전셋값…대출 확대 불가피

이자율 인상 통해 제동 거는 은행…서민 부담만 가중

국내 5대 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에서 나간 전세자금대출이 올해 들어서만 3조5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치솟자 관련 대출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에 대출의 속도조절을 위한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이면서, 서민들의 전세 마련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들이 보유한 전세대출 잔액은 총 108조7667억원으로 지난해 말(105조2127억원)보다 3.4%(3조554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전세대출이 같은 기간 24조7650억원에서 26조1355억원으로 5.5%(1조3705억원)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은행 역시 21조3769억원에서 21조9221억원으로, 하나은행은 20조5614억원에서 21조4442억원으로 각각 2.6%(5452억원)와 4.3%(8828억원)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이밖에 우리은행도 19조1797억원에서 19조8093억원으로, 농협은행은 19조3208억원에서 19조4556억원으로 각각 3.3%(6296억원)와 0.7%(1259억원)씩 전세대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 전세대출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전셋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를 얻는데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보니 대출 규모도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10만원으로, 사상 처음 3억원을 넘어섰다. 또 서울의 평균 주택 전셋값은 4억4522만원으로 한달 새 620만원 올랐고,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9829만원으로 6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임대차법의 역효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전세 계약기간은 4년으로 늘었고,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은 5%로 제한됐다. 이에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때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 사이에서는 전세대출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먼저 움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신한전세대출의 최대 우대금리 폭을 종전 0.7%에서 0.6%로 0.1%p 낮췄다. 이어 이번 달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도 0.2%p 깎기로 했다. 형식적으로는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내용이지만, 차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대출 이자율이 높아지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전세대출 금리 인상이 조만간 다른 은행들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은행만 이자율을 고수할 경우 대출 쏠림이 벌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경쟁 은행들의 동반 금리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라가는 대출 이자율과 맞물려 전세를 구하려는 서민들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2년 단위로 이뤄지는 전세계약 기간을 감안할 때, 지난해 하반기 임대차법 시행으로 급등한 전셋값이 올해 3월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이런 와중 대출 이자율까지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전세 보증금 마련에 따른 차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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