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의 시범경기 치르며 5승 1패 단독 선두
시범경기 성적, 정규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아
당초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서 1위를 내달리고 있다.
한화는 30일 키움과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둔 가운데 총 6경기를 치렀고 승률 0.833(5승 1패)의 고공 행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한화는 키움전에서 이기거나 최소 비기기만 해도 구단 통산 4번째 시범경기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한화는 올 시즌 외국인 사령탑인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며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적지 않은 수의 베테랑 선수들을 전력에서 제외하는 대신 젊은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의도를 감안하면 이번 시범경기 1위는 놀라운 성과라는 게 중론이다.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야구계 속설을 떠올린다면 호들갑을 부릴 필요 또한 없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시범경기 성적은 곧바로 시작되는 정규 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983년부터 시작된 시범경기는 지난해까지 총 37번(2020시즌은 코로나19로 미개최) 개최됐고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많은 10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정작 롯데가 정규 시즌 1위를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시범경기 성적이 얼마나 허상인지 단적으로 드러난 예다.
시범경기 1위 팀이 정규 시즌 우승으로 이어진 경우 역시 5번에 불과하다. 확률로 따지면 고작 13.5%. 여기에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는 7회(18.9%)이며, 오히려 최하위로 추락한 횟수 또한 5번이나 있었다.
시범경기는 정규 시즌에 나설 정예군을 선발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주전급 선수들은 몸을 푸는데 중점을 두고, 이들이 조기에 교체된 빈자리에는 비주전 선수들이 등장해 눈도장을 받는데 온힘을 다한다.
여기에 제법 쌀쌀한 3월에 펼쳐지는 터라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승부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29일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선수들 건강을 염려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화의 시범경기 1위 행진을 폄하할 필요 또한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화는 대권 도전 대신 완성된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따라서 젊은 선수들을 보다 많이 기용하고 있으며 ‘거포 유망주’인 노시환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궤를 함께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자신감이다. 시범경기 1위로 자신감을 얻은 한화 이글스가 정규 시즌서 어떤 힘을 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