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출시·출고가 인하 전략 통했다…스마트폰 ASP 급상승
2분기 ‘갤럭시A’로 플래그십 공백 방어…폴더블폰 출시 채비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는 2분기에는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 등 신제품으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이 4조2000억~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26조원·영업이익 2조6500억원)는 물론 전분기(매출 22조3400억원·영업이익 2조4200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영업이익이 60% 이상 오른 수치다.
예년보다 조기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가 흥행했고, 마진 높은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 태블릿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익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을 예년보다 약 2달 이른 1월 말 출시했다. 전작인 ‘갤럭시S20’는 출시 일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와 겹치면서 판매량이 저조했으나, 갤럭시S21는 소비 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전작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낮아진 출고가도 흥행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0는 기본 모델 출고가가 124만8500원이었으나, 갤럭시S21 기본 모델의 출고가는 99만9900원으로 책정되며 구매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했다.
실제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는 출시 초기 판매 실적이 전작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국내에서는 출시 57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태블릿, 웨어러블 등 마진 높은 제품들의 판매량이 많았고, 갤럭시S21 조시 출시도 이익에 일부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1과 갤럭시A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라 스마트폰 부문의 평균 판매가격(ASP) 급등이 예상되며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1분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언팩(공개) 행사를 통해 공개한 갤럭시A 시리즈로 플래그십 공백 방어에 나선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 ‘갤럭시A82’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대중화에도 만전을 기한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 5G’를 최대 100일 사용 후 환불할 수 있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출고가를 인하하는 등 접근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신제품 출시는 6~7월로 예상된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LG전자 사용자층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며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에서는 중국 제조사는 물론 애플, 모토로라 등 여러 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LG전자가 10%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사용자를 뺏어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LG V60 씽큐 5G’ 출시 효과로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3.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36.8%)이며 2위는 삼성전자(27.1%)가 차지했다. LG전자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얼마만큼 흡수하느냐에 따라 이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