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사관, 공식 사과문 게재
"경찰 조사 받겠지만, 부인은 현재 입원 치료 중"
대리 사과에 뿔난 누리꾼들 "부인이 직접 사과하라"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가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부인을 대신해 사과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사건 당사자인 아내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오전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페이스북에 '벨기에 대사부인 사건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4월 9일 벌어진 그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대사는 부인이 입원하던 당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임을 경찰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대사는 그의 부인이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를 받을 것임을 확인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녀는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인해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사 부인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바"라고 전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비판하고 있다. 사과문은 마치 악화된 여론의 눈치를 보다 발표한 듯 사건이 발생한지 13일이나 지나서 나온데다, 사과를 받아야 할 당사자인 피해자에 대한 언급이 없을뿐더러, 사과문의 해석도 반말투로 어색하기 때문이다.
특히 누리꾼들은 "잘못한 사람이 직접 사과해야지" "경찰 조사하니까 아픈 건 뭐지" "안 알려졌으면 본인 잘못도 영원히 몰랐을 듯" "부인은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해라" 등 뒤로 숨은 듯한 부인의 태도에 공분하고 있다.
벨기에 대사의 부인 A씨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등 항의를 하다가 이를 제지하던 직원의 뺨과 뒤통수를 때렸다.
당시 A씨는 옷가게에서 판매 중인 옷과 같은 옷을 입은 채 매장을 방문했다가, 진열된 다른 옷을 입어만 본 뒤 구매하지 않고 돌아갔다.
이를 본 직원은 A씨가 매장 옷을 입고 결제를 하지 않은 채 그냥 나간 것으로 알고 쫓아가 '계산을 하신거냐'고 물었고, 오해라는 걸 확인한 뒤 A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2분 뒤 가게에 찾아와 손가락질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이를 말리던 다른 직원을 뺨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폭행했다.
게다가 추가로 공개된 CCTV에서 A씨가 신발을 신은 채 흰 바지를 입어 보는 몰상식한 모습이 드러나 누리꾼들을 경악하게 했다.
한편 A씨는 경찰에 입건된 상태지만 병원치료 등을 이유로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이 있어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