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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쟁탈전' 뛰어든 안철수…김종인도 못한 영입 해낼까


입력 2021.04.29 00:20 수정 2021.04.29 06:00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尹 손잡고' 야권 재편 주도권 잡으려는 포석…"조연도 상관 없다"

野선두주자 영입하면 제1야당과 '당 대 당 통합' 가능성도 높아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데일리안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잇따라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메시지의 초점은 야권 재편 주도권을 잡기 위한 윤 전 총장의 역할론에 맞춰졌다.


안 대표는 지난 2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선 "처음부터 거의 유일하게 윤 전 총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며 "도와드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때 제3지대에서 대권을 꿈꾸던 자신의 시행착오를 내세워 '정치입문 안내자'를 자처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최근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며 국민의힘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간 영입 쟁탈전이 한풀 꺾이자 야권 재편의 한 축인 안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 역시 야권을 관통하는 '윤석열을 잡는 사람이 주도권을 쥔다'는 논리를 철저히 따르고 있는 셈이다.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기회가 왔을 때 선택해야) 나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심전심‧동병상련 논리를 펴는가 하면 "감독이나 조연 역할도 괜찮다"며 자세를 낮췄다. 상황에 따라 대선무대에 윤 전 총장을 주연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조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대권코칭을 해주겠다며 '나를 모셔가라'고 손짓한 것과 달리 안 대표는 러닝메이트로 함께 뛰자며 손을 내민 것에 가깝다. 제1야당이 가진 조직과 돈을 내세워 입당을 촉구하는 국민의힘과도 차별화 된다.


안철수 '尹 정치입문 안내자' 자처…야당통합 시나리오도 달라진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을 향한 기존 구애와는 차별화된 안철수식 접근이 통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꽃가마'를 태워주겠다는 정치인들의 감언이설 보다 오히려 함께 뛰자는 안 대표의 제안이 더 귀에 들어올 수 있다.


불과 1년 9개월 전 "검찰을 이끌 적임자"라고 칭찬하고, "우리 총장님"으로 예우했다가도 막상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지침을 따르자 정치검사라는 오명과 함께 사퇴압박에 내몰린 경험이 있는 윤 전 총장이다. 검찰 출신 한 야권 인사는 "입에 발린 소리는 그냥 넘기는 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통합을 추진 중인 안 대표 입장에선 윤 전 총장과 손을 맞잡게 되면 '흡수통합'으로 끌려가지 않고 '신설합당'을 노려볼 수 있다. 원내 의석수를 놓고 보면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101석)의 균형추가 맞지 않지만, 윤 전 총장을 대입하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현재 양당 통합논의는 추진한다는 입장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방법론은 이제 협의 단계인 만큼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28일 안 대표가 제시한 '원칙 있는 통합'과 관련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누가 윤 전 총장을 모셔오느냐'에 따라 통합방식이 한쪽으로 흡수되거나 당 대 당 합당 등으로 갈릴 전망이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통합의 조건으로 내건 '유능·도덕·공정·국민통합·청년미래'라는 5대 키워드가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통합 주도권을 쥐기 위해 윤 전 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애정공세에 공식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있는데, 안 대표에겐 또 어떻게할지 모르겠다"면서 "실현 여부를 떠나서 상대적으로 수평적 관계에서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눠볼 순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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