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선형 제도 따라 복지공간 추가·복원성 강화
1년 준비과정 거쳐 4일 첫 선, 어업단 관리 철저
국내 제1호 표준어선이 첫 선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시행된 ‘안전복지를 강화한 표준어선형에 관한 기준’에 따라 건조된 제1호 표준어선이 건조를 마치고 4일 탄생된다고 3일 밝혔다.
어선 내 선원실과 화장실 등 복지공간은 조업활동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공간이나, 그간 어선의 안전과 어선원 복지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보다는 어획량 증대를 위한 증·개축이 많이 이뤄져 왔다.
증·개축이 허가톤수보다 큰 어선을 건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탓에 어선어업은 늘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위험한 업종으로 꼽혀왔으며, 어선구조 특성상 복지공간이 비좁고 열악해 어선원들의 생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어선의 안전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어선들의 구조를 조사·분석하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의 어선검사기관과 전문가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1년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안전과 복지를 강화한 표준어선형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했다.
이에 따라 선원실·화장실·조리실 등 어선원의 의식주와 관련된 사무실·식당·조리실·휴게실·화장실·욕실·세탁실·병실 등 기본적인 복지공간은 허가톤수에서 제외해 복지시설의 추가 설치를 유도했다.
또한 그간 길이 24m 이상 어선에만 의무화돼 있던 복원성검사 및 만재흘수선(화물적재량 따른 위험도 파악) 기준선 표시를 24m 미만 어선에도 확대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표준어선형 기준 시행 이후, 어업인과 어선건조 업계는 해수부에서 실시한 설계공모전 수상작 등이 활용됐다.
이번에 건조된 제1호 표준어선은 9.77톤 연안통발 어선으로, 표준어선형 기준에 따라 복원성 검사와 만재흘수선 표기를 통해 안전성을 높였고, 복지 공간 역시 약 15㎥의 공간을 추가로 설치해 9.77톤의 허가규모를 기준으로 23% 가량이 증가됐다.
특히 선원실은 상갑판 상부에 위치해 편안한 생활은 물론 위급 시 탈출이 용이토록 했다. 또 기존에 외벽이 없던 간이화장실에서 독립된 공간의 전용 화장실로 개선됐고, 분뇨가 선외로 배출되지 않도록 해 깨끗한 해양환경 조성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수부는 복지공간이 어업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건조단계에부터 다른 공간과 엄격히 구분하기 위해 외벽을 설치토록 했고, 건조 이후에는 각 지역의 어업관리단을 통해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일환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표준어선형 기준은 선원들이 더욱 편안하고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인 만큼, 불법 증·개축 등의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고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어업인 모두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