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적자 5068억원
5대 1 감자에 1조 유상증자 추진
삼성중공업이 1분기 5068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적자 5068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8% 줄었고 적자 폭은 확대됐다.
영업이익 적자는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공사손실 충당금 및 고정비 부담, 재고자산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손실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삼성중공업은 밝혔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강재가 인상 영향 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주가 급감, 2022년까지 도크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도크 가동율을 높이기 위한 긴급 물량 확보 과정중 일부 선종에서 발생한 공사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설정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강재가 인상이 예상 폭을 훨씬 웃돌아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유럽계 매수처와 드릴십 3척 매각에 합의했으나 4월 말 계약금 입금 기한이 경과했고, 재고자산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을 1분기에 인식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기존 협상처를 포함해 복수의 다른 매수 희망처와도 매각 및 용선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일감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향후 발주 증가 및 선가 상승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를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상향했으며, 2분기부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 개선 위해 감자·증자 추진…‘경영 정상화’ 과정
이날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액면가 감액(5대 1) 방식의 무상 감자를 실시하고, 약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자본과 유동성을 확충해 재무 건전성을 높여 실적부진에 따른 금융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추가로 확보한 재원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과 스마트 야드 구축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3월 말 현재 시재는 1조2000억원 규모이며, 최근 신규 수주 확대로 향후 시재 증가도 전망되는 등 현금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다.
다만 적자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금융권의 거래 제약 우려에 대응하고, 수주 증가에 대비한 RG(선수금환급보증) 한도 확대 등을 위한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248%인 부채비율이 1분기 말 260%까지 상승한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게 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에 실시하는 액면가액 감액 무상 감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함으로써 납입자본금을 낮춰 재무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이다.
통상적인 발행주식 감소와 달리 감자 후 발행주식수의 변동이 없고 주식 평가 금액이 동일해 주주입장에서 지분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감자를 통해 발생한 납입자본금 감액분 2.5조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자본잠식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추가 자본 확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액면가액 무상 감자 역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말했다.
무상 감자는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6월 개최될 임시주총 승인 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며, 유상 증자는 임시주총에서 수권주식수 확대를 의결한 후 일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해 실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