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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文, 정세균은 DJ…호남 주자 '마케팅' 어떻게 달랐나


입력 2021.05.14 00:40 수정 2021.05.14 06:1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이낙연 "문정부의 영광과 책임, 안고 간다"

정세균 "감히 '제2의 DJ'를 자임하려 한다"

①경쟁 후보와 차별화 ②약점 보완할 기회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호남 출신의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마케팅'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김대중 마케팅'을 각각 펼치고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전직 대통령을 계승하겠다며 자처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경쟁 후보와 차별화하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화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


이낙연 전 대표는 각종 포럼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영광'과 '책임'을 언급, "제가 함께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 신복지광주포럼 출범식에서 "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2년 7개월 13일을 일한 공동 책임자"라며 "그 어떤 것도 저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문 정부가 다 하지 못한 일, 새롭게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 또한 저에게 있다"며 "이제까지의 성취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하고 민주당과 이낙연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후보들은 정부의 임기 말에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게 통상적인데, 이 전 대표는 오히려 밀착 관계를 형성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측근들이 사석에서 '대통령과 차별화해 지지율을 회복하라'고 조언해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배신)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세균 전 총리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의원들과 만나 "감히 '제2의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자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DJ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금은 제2의 IMF와 같은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DJ와 같은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결이 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차기 대선 후보들이 어떤 대통령을 계승하느냐는 일종의 '차별화' 지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호남 출신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정치 1번지 종로에서 국회의원 당선 △안정적·중도적 이미지 등 겹치는 부분이 유난히 많아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할 지점이 없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서로 다른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한 데는 그것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낸 뒤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문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내세운 것은 잃어버린 '문심'을 되찾겠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전남' 태생의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함으로써 전·남북을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진보 진영 또는 민주당에서 전북은 광주·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남' 상징성이 약하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전 총리는 13일 광주·전남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 6명(이용빈·조오섭·양향자·신정훈·김회재·서삼석)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 의원들이 자신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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