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현황 자료 분석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 및 글로벌 교역 감소 등으로 국내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금융회사나 기업들이 환율·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데 주로 활용되는데 지난해 기업의 수출입 등 대외무역 규모가 감소하면서 외화 관련 헤지수요도 덩달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6일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현황’ 자료를 통해 지난해 국내 장외파생 거래액은 1경7019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1경7945조원) 대비 926조원(5.2%) 감소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지난 2017년(3962조원)부터 증가하다가 2019년 사상 최대치까지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입으며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 중 통화 관련 거래가 1경3250조원(77.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이자율 관련 3527조원(20.7%), 주식 관련 193조원(1.1%), 기타 27조원(0.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9935조원으로 전년 말(1경 435조원) 대비 500조원이 감소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 중 이자율 관련 거래가 6403조원(64.4%)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통화 관련 3376조원(34.0%), 신용 관련 75조원(0.8%), 주식관련 64조원(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통화선도는 환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지난해 외화 관련 헤지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규모와 거래잔액이 각각 657조원, 433조원이 줄었다. 이자율스와프 거래 역시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데 거래규모는 3527조원, 거래잔액은 6403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각각 230조원, 56조원이 감소했다. 감소원인으로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낮은 수준의 금리 변동성 상황이 지속된 영향 때문이다.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93조원으로 전년(207조원) 대비 14조원이 줄었고, 거래잔액은 64조원으로 전년 말(80조원) 대비 16조원이 감소했다. 감소원인은 지난해 상반기 주가 급락 및 이후 글로벌 증시 호황으로 인한 ELS 투자유인 감소 등에 따라 ELS 발행금액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ESL 발행액은 69조원으로 전년대비 30조90000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ELS 헤지 목적 주식스왑 등 거래가 감소했다.
신용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2조원으로 전년(29.2조원) 대비 7조2000억원 감소했으며, 거래잔액은 74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81조1000억원) 대비 6조5000억원이 줄었다. 거래 유형별로는 CDS 거래규모가 10조1000억원으로 전체 신용 관련 거래 중 가장 높은 비중(45.9%)을 차지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이 1경3535조원으로 79.5%로 가장 큰 비중을 점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증권(2560조원, 15.0%), 신탁(742조원, 4.4%)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231조3000억원으로 전년(213.2조원) 대비 18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금액은 160조5000억원으로 전년(76조4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통화, 이자율 및 상품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기업 및 금융기관의 통화 및 금리 관련 헤지수요 감소로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감소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장외파생상품시장 감독강화 흐름과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감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