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서 경제성과 강조한 金
군수공장으로 달려가 장비 시찰
생산 제품은 모자이크 처리
'부적절한 생산' 고스란히 드러나
북한이 상반기 결산회의를 계기로 경제 발전을 강조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수 공장 및 각종 기계 생산 현장을 찾아 함박웃음을 지었다.
북한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따라 군수용 장비·기술·설비 수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러시아 뒷배'를 확보한 김 위원장이 관련 공개 행보에 나선 모양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위원장이 전날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끝마치는 길로 국가경제 발전을 새로운 상승기로 고조시키고 사회주의 건설 전반이 창조와 변혁으로 끓어번지게 하기 위한 구상을 안고 당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중요공장, 기업소들을 찾았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해당 회의에선 올해 상반기 주요 정책에 대한 결산 및 하반기 계획 수립 등이 이뤄졌다.
특히 경제 분야 성과를 강조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회의 직후 각종 공장을 방문해 성과를 독려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이 가장 먼저 찾은 공장은 "방위력 강화에서 중요한 몫을 맡고 있는 국방공업기업소"였다.
통신은 국방공업기업소가 "산업건축과 생산공정 현대화, 원림록화를 비롯한 생산문화, 생활문화 확립의 본보기 단위, 표준기업소로 일떠섰다"고 강조했다. 군수공장이 여타 공장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기업소 책임일꾼들의 안내를 받으며 지능화, 정밀화, 고성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 무인흐름식 생산공정을 돌아봤다"고도 했다.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신형으로 추정되는 각종 장비가 대거 마련된 장소에서 김 위원장이 수행원들과 흐뭇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연삭가공중심 TC-360'으로 추정되는 신형 기계명을 감안하면 각종 무기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가공 역량을 에둘러 과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해당 기계를 거쳐 생산된 제품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담긴 '파란색 보관함'은 모자이크 처리돼 '부적절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연말 개최한 결산회의에서 경제 부문 주요 성과로 공작기계 생산량이 5.1배 늘었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을 공작기계로 분류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찰 과정에서 "의료기구들을 생산하는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3월 현대식 종합병원인 평양종합병원을 같은해 10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봉쇄 조치를 취하고 김 위원장이 직접 외부지원 거부를 명령해 의료기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최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을 연이어 수용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의 전방위 협력까지 예고한 만큼, 조만간 개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러시아 국영 러시아1 TV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북측에 병원 설계 및 건설, 장비 확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