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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서 온건 개혁파 대통령 당선… "서방과 관계 회복"


입력 2024.07.06 15:31 수정 2024.07.06 16:18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나흘 앞둔 지난 1일 테헤란 이란 국영 IRIB TV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결선투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전 보건장관이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강경 보수파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돌풍을 일으킨 그가 최종 승리를 거둔 것이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6일 새벽(현지시간) 페제시키 전 장관이 강경 보수파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을 꺾고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결선투표 개표가 잠정 완료된 결과 페제시키안 의원이 1638만여표(53.3%), 잘릴리 전 차관은 1353만여표(44.3%)를 득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율은 49.8%로 집계됐다. 1차 선거 당시 기록적으로 낮았던 40%보다는 높았다. 지난 5일부터 진행된 결선투표는 종료 시간 연장 끝에 6일 자정에 끝났다. 페제시키안 전 장관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 5월19일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44.4%의 득표율로 예상을 깨고 1위를 기록했지만,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어 결선 투표로 진출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인은 1954년 이란 북서부 마하바드 지방에서 아제르바이잔 출신 아버지와 쿠르드족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란 사회 ‘비주류’로 꼽히는 인사다. 1973년 우르미아농업학교에서 식품산업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군에 입대했다가 의학에 관심을 갖게 돼 전역했다. 타브리즈 의대에 늦깎이로 입학해 일반의학 학위와 일반의 자격을 얻었으며 타브리의대 총장을 지냈다.


1997년 온건·개혁 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의사 경력을 발판삼아 보건부 차관으로 발탁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1∼2005년 보건장관을 지낸 뒤 이후 고향과 가까운 타브리즈에서 내리 5선을 했다. 2016년부터 4년간 의회 제1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란에 미국 등 서방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개혁 성향 정권이 들어섰지만 대통령보다 높은 종교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국가를 통치하는 신정체제인 만큼 핵 협상 등 외교 정책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긴 힘들 전망이다. 다만 이란과 미국·서방 간 대립이 일부 해소되고 경제 제재가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이란 내 정치 역학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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