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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전수하고, 로맨스 소재…예능·드라마 주인공 된 일타강사들 [D:방송 뷰]


입력 2024.07.10 14:12 수정 2024.07.10 19:5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일타 강사들 이야기 다룬 영화·드라마부터

예능에서 활약하는 강사들

대치동을 배경으로, 학원 강사들의 현실과 이면을 함께 다룬 작품부터 강사들이 직접 활약하는 예능까지. ‘일타 강사’가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몰랐던 이면을 들추며 흥미를 전하거나 실질적인 꿀팁을 주기도 한다.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며 의미를 남기기도 하지만, 공교육 신뢰 회복이 사회적 문제가 된 요즘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지난해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tvN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반찬 가게 사장과 수학 일타강사의 로맨스로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었다. 핸드볼 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 행선(전도연 분)이 조카 해이(노윤서 분)의 수학 선생님 치열(정경호 분)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도 설렜지만, 과열된 사교육 열풍 속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아우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대치동을 배경으로 스타 강사 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제자 준호(위하준 분)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 ‘졸업’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으면서, 안판석 감독 특유의 섬세한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한 것이 ‘졸업’의 매력이었다.


이 외에도 대치동 학원 국어 강사 윤임(안소희 분)을 주인공으로, 시험 문제 유출 문제를 다룬 영화 ‘대치동 스캔들’이 관객들을 만났으며, 강남 명문고 국어 교사를 시작으로 대치동 학원가에 입성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대치동 1들의 전쟁’이 방송을 앞두는 등 대치동 배경으로 스타 강사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진짜 스타 강사들이 활약을 하기도 한다. 역사 강사 전한길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수학 강사 정승제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억 소리’ 나는 연봉을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강사의 애환을 털어놓기도 하면서 익숙하지만, 미처 몰랐던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 중이다.


여기에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이하 ‘티처스’)는 스타 강사들이 모여 공부와 성적이 고민인 학생들에게 직접 코칭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정승제를 비롯해 영어 강사 조정식, 입시·교육 유튜버 미미미누가 출연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에듀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출연자의 문제점을 분석해 필요한 조언을 건네는가 하면, MC 전현무가 재수 성공 팁을 전수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콘텐츠들이 지금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일타 스캔들’과 ‘졸업’은 강사의 일상을 통해 익숙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사교육 전쟁의 ‘과열’ 현상을 짚으며 ‘진정한 교육’에 대한 의미를 질문한다. ‘티처스’ 또한 입시 문제를 다루지만 다양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승제 또한 “방송을 통해 사교육에 대한 오해를 하나씩 깨고 싶었다”면서 “현재 대한민국 많은 학부모는 학원 만능주의에 빠져 계시는데, 수학을 바라보는 마음만 연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꼭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 힘들더라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사교육 권장이나 미화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조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졸업’ 속 한 에피소드가 ‘공교육을 왜곡했다’는 논란을 빚는 등 우려의 시선도 이어진다. 앞서 ‘졸업’에서는 혜진이 고등학교 국어 시험 문제의 정답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자, 해당 학교 국어 교사를 찾아가 재시험을 요구하고 학교가 이를 받아들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중등교사노조는 “해당 내용에 대한 과도한 극 중 묘사와 설정은 공교육 일선에서 자라나는 세대를 가르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한국 공교육 현장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중등교사노조는 “교사들은 오랫동안 학교 교육이 입시에 종속돼 오면서 경쟁교육과 사교육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과 보호자들의 고충에 가슴 아파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모순 속에서도 교육 목표를 실현하고 공교육 본질을 지켜가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일타 강사를 조명하는 콘텐츠들이 자칫 이 같은 공교육의 가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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