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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안 가리는 ‘구작’ 인기…역주행 열풍에 영리한 ‘재활용’까지 [D:방송 뷰]


입력 2024.08.31 14:09 수정 2024.08.31 14:0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옛날 시트콤 향한 뜨거운 반응

웨이브,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 통해 명작 재활용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에서는 지난 20016년부터 2018년까지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24년 2분기 누적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산 리포트에서는 2030의 예능 시청 순위 4위에 오르며 ‘스테디셀러 예능’의 위엄을 보여줬었다.


SBS의 옛날 콘텐츠를 편집해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 ‘SBS 옛날 예능- 빽능’에서는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과거 시트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짧은 쇼츠 영상으로 재생산된 명장면 영상에는 1000개가 훌쩍 넘는 댓글을 통해 “재밌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한다.


추억을 함께 즐기는 시청자들부터 옛 콘텐츠에 대해 ‘레트로 감성’이라며 새롭게 즐기는 요즘 시청자들까지. 구작들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도 ‘통하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빽능’처럼 각 방송사에서는 과거의 콘텐츠를 편집해 선보이고 있으며, 웨이브는 과거의 명작들을 서비스하는 ‘클래식관’을 통해 시청자들의 니즈를 파고들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의 흥행작들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선보이는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를 진행, 첫 주자로 ‘내 이름은 김삼순’이 공개된다. 다음 타자로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서점가에서는 ‘역주행’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드라마, 영화의 원작이 작품의 흥행 기세를 타고 역주행하는 사례는 흔했지만, 최근에는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비롯해 7년 전 출간 된 미국 작가 한야 야나기하라의 소설 ‘리틀 라이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3년 전 출간된 스릴러 소설 ‘홍항의 자리’가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가 하면, 최근 고전 소설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이어지며 옛 작품의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검증된’ 작품을 원하는 대중들에게 ‘구작’이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입소문을 타고 다시 흥행하거나 혹은 뒤늦게 관심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옛 작품들을 다시 선보이는 것을 넘어, 지금의 대중들에게도 닿을 수 있도록 새로운 노력을 가미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완서 작가의 ‘미망’은 최근 재출간되는 과정에서 지금은 잘 쓰지 않는 고어들의 의미를 풀어서 적는 방식으로 요즘 대중들의 이해를 도운 바 있다.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시작한 웨이브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고화질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재편집을 통해 전개의 속도를 높였다. 웨이브는 8부작으로 축소된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해 “서사 몰아보기 등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트렌드에도 부응했다. 기존 16부작 버전의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8부작으로 재구성하면서, 곁가지로 뻗은 이야기들을 편집하고, 김삼순(김선아 분)과 현진헌(현빈 분)의 일과 사랑 스토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작 열풍에 대해, ‘볼만한 신작들이 없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힘은 명작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새롭게 시청자들을 만나는 구작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남길 수 있을지, 또 이 과정에서 어떤 명작들이 발굴될지 궁금해진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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