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불법 증측 의혹 관련해선
공사업체 대표 동행명령장 발부키도
도로 종점변경·공천개입 의혹도 소환
김민석 "과잉권력 취하니 나라가 망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과 관련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국정감사 첫날부터 행전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등 국회 곳곳에서 사실상 '김건희 국감'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동시에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끝장국감' 기조를 이어가기도 했다. 민주당은 현 정부를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으로 규정하는 등 여론전과 함께, 상임위원회에서는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동행명령권 발동 등 실력행사도 불사했다.
국감 첫날인 7일 국회 곳곳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소환됐고, 야당 공세의 많은 부분은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의 규명에 할애됐다.
이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22대 공천 개입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 핵심 관계자로 여겨지는 인테리어업체 '21그램' 김태영·이승만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업체로, 관저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경쟁 없이 따낸 게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회의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정감사는 청문회와 달리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상임위원장이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동행명령에도 출석을 거부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합동 입장문에서 "21그램의 경우 직원 10명도 안되는 작은 회사가 어떻게 대통령 관저라는 무거운 공사 책임을 맡게 되었는지 아무도 아는 이가 없다. 김건희 여사와 코바나컨텐츠 등과 긴밀한 인연이 있다는 것만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21그램 대표를 숨겨 이득을 보는 이가 누구인지 이미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감 하루 전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국감을 '끝장국감'으로 만들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나아가 "윤석열 정권 2년 6개월의 무능과 무대책, 김 여사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책임을 묻고 끝장낸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국감 증인에게는 동행명령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강제력 동원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동행명령의 대상이 누구든 적극 검토하고 집행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이 세운 방침이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김 여사의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 "적절치 않은 행위"란 입장도 보였다.
법사위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김대남 씨가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SGI서울보증에 취업한 것과 관련해 김 여사의 후보자 매수죄가 성립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같은 질의에 천 처장은 "맥락을 잘 몰라 특정 사안에 대해 단정적인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적절하지는 않은 행위인 것 같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은 지난해에 이어 또 국감장에 소환됐다. 국통교통위원회에서 야당은 노선 변경을 둘러싼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꼬집으면서 소관부처인 국토부를 집중 추궁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김 여사 집안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선 변경 절차가 전임 정부 때부터 진행돼 특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들어 반박하며 충돌이 이어졌다.
야당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김 여사가 KTV의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공연을 특혜성으로 관람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김 여사를 집중 공격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국감 첫날에 맞춰 이른바 '김건희 심판본부'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심판본부에서는 김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등 특혜 △명품가방 수수 의혹 △대통령 관저 불법 증·개축 및 용산 이전 △총선 공천 개입 및 당무개입 등 개별적으로 흩어져있는 김 여사에 대한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총망라해 정리하기로 했다. 본부장은 김민석 최고위원이, 간사는 장경태 의원이 맡았다.
김민석 위원장은 "나는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를 공격해 본 적이 없으나, 본부장을 맡은 이유는 김건희가 권력이기 때문"이라며 "선출 안된 실세가 과잉 권력에 취하니 나라가 망조"라고 주장했다. 장경태 간사는 "개별적으로 흩어진 제보들을 총망라해 정리할 예정"이라며 "국감 중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자료요구할 예정이고 이를 정리해 차후 밝혀지는 게 있으면 국감 후 본격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