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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와 형부가 부적절하게…" 한강 책 논란 저격한 회계사


입력 2024.10.24 04:01 수정 2024.10.24 04:0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KBS 유튜브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주장하며 학교 도서관 비치를 반대하자 한 회계사가 그런 기준이라면 단군신화, 로마신화, 심지어 성경도 보지 말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식주의자' 도서관 비치 반대 서명에 1만명이 참여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회계사는 기사 내용 중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 등이 나온다'는 대목에 빨간색 밑줄을 친 뒤 그는 "전학연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이어 "나아가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서적도 모두 불태우고,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도 구속해야 한다"면서 "단군 신화는 뭔가. 이건 곰과 호랑이의 수간을 연상한다. 단군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경도 오만 패륜과 부적절한 묘사가 판을 친다. 정신분석학은 또 뭐냐"며 "신성한 조선 땅에서 문학예술과 철학을 금하노라"라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김 회계사는 '신성한 조선땅에서 문학예술과 철학을 금하노라'라는 태그를 달았다.


교육 현장서 발생한 '채식주의자'논란


앞서 전학연은 '채식주의자'의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 반대 서명에 195개 단체, 1만474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학연은 입장문을 통해 "형부가 처제의 나체에 그림을 그리고 촬영하며 성행위 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며 "게다가 처제는 갑자기 채식을 한다며 자해하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나무가 되겠다고 굶어 죽는 기이한 내용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학연 청소년보호법 제9조1항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는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이 포함되어 있고 이에 해당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19금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한 영화가 될 수는 없다"며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도 '채식주의자'가 지난해 경기 지역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것과 관련한 논쟁이 있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 교육청이 3차례 발송한 공문에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심각한 경우 폐기 가능' 등의 문구가 담긴 것을 문제 삼으며 공문 발송은 검열 또는 강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청소년 유해도서를 분리·제거해달라'는 내용의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 민원을 접수하고 같은 해 9월 교육지원청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협의해 조치하라"는 공문을 두 차례 보낸 바 있다.


이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국정감사에서 채식주의자에 대해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작품"이라면서도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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