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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은 방탄, 검사는 탄핵…거침없는 '민주당의 민낯' [정국 기상대]


입력 2024.11.29 06:00 수정 2024.11.29 06:03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여론조작 혐의 제식구엔 "잘했어요, 최고" 방탄

검사 탄핵소추안은 오는 4일 표결 부칠 전망

"합리적인 상식 정치 아닌 '집단 광기' 상태

당위성, 논리 기대하는 것은 너무 멀리 있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영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거야(巨野)의 위세를 드러냈다. 제 식구 감싸기식 '방탄 국회'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검사 탄핵소추 추진도 거침없이 공식화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로 인해 더욱 극심해진 민주당의 자기모순과 정치적 타락이 여실히 드러난 사태라는 냉소가 나온다.


뇌물수수 및 총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신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판단은 진행되지 않는다.


신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김의겸 전 의원을 누르기 위해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새만금 태양광 사업자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신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표결에 앞서 "신 의원은 청탁 및 금품수수 사실이 없고 여론조사에서 거짓 응답을 지시, 권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뇌물공여자, 전달자 등 사건 관계인들은 신 의원에 대한 청탁 및 금품제공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가결을 요청했다.


이에 맞서 신 의원은 신상발언에 나서 "검찰의 유일한 물증은 공기업 전 대표의 진술뿐인데 말이 바뀌어 신빙성이 낮다"며 "여론조작 혐의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한 것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김 차관이 발언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말조심해요" "그만해요"라며 항의했고, 체포동의안 부결이 확정되자 "잘했어요" "최고!"라며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민주당은 당론에 맡기지 않는 자유투표를 진행했지만, 총 170명 중 169명이 참석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후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검찰정권의 무도함에 저항하는 야권 연대의 힘을 확인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창수 서울지검장, 조상원 4차장 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오는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해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지휘부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처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직무유기라며 탄핵 소추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이는 무난하게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상황들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판결 이후 정국 분위기를 확실히 끌어오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을 논의해야 할 공간에서 이중잣대를 들이밀며 국회를 점령한 듯 목소리를 높인 것도 모순적이지만, 탄핵 카드를 남발하고 광장에 나가 탄핵을 외치고 있는 배경엔 최근 위증교사 무죄판결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한 이 대표 사법 방탄이 있다는 시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상은 국민을 보는 정치가 아닌 집단적인 광기"라며 "광기의 핵심은 '검찰과 정권에 대한 탄압은 무조건 간다'라는 것"이라며 "거기에 어떤 논리나 이런 건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최근 위증교사 무죄판결로 반등의 기회를 겨우 마련한 상황에서 역풍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 정권에 대한 생채기를 내겠다는, 합리적인 상식의 정치가 아니라 집단 광기의 상태"라고 바라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등 구체적인 정치 이슈에 대해서 시시비비를 판단하기 전에 검찰정권에 대한 집단적 반발이 너무 강한 상황"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보호해' '검찰 박살 내' 이런 것들이 일관되게 지금의 민주당을 지배하고 있는 정서"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당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의 안보 휴가를 두둔하고, 그걸 찍어내는 언론을 문제제기하는 정서"라며 "어느 쪽이든 당위성이나 논리를 기대하기엔 너무 멀리 와있다"고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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